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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6개월 임종룡 금융위원장 "개혁 반환점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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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연합뉴스TV 공동인터뷰 일문일답

머릿속은 복잡해 보였지만 방향은 뚜렷했다.

보신주의라는 질타를 받은 금융권에 대한 개혁과제를 짊어진 임종룡 금융위원장얘기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지난 7일 그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오는 16일이면 벌써 취임 6개월. 금융개혁을 향해 달린 반 년이다.

그는 일 중심이다. '워커홀릭(Workaholic)'이라는 평가가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회의 중 부친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도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해 임종을 놓친 일화가 있다. 매끄러운 일처리로 소리없이 강하다는 평도 받는다.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끝세대인 그가 국무총리실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날때도 관가에서 그의 복귀를 의심하지 않은 이유다. 한때 농협금융지주를 이끌며 쌓은 밑천은 '업계를 아는 금융당국 수장'이라는 수사를 낳았다.

고되 보였다. 흰머리도 늘었다. 금융개혁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아직소비자들이 금융개혁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그의 가슴을 때린다. 그런데도 그는 힘든 내색 대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그림자 규제 정리 시스템 만들 것" -- 농협지주회장 시절 이른바 '절절포(금융규제개혁을 절대절대 포기하지 말자)' 발언으로 유명하다. 지난 3월 취임 후 이뤄진 금융개혁의 성과와 방향은.

▲ 취임 후 6개월 가까이 됐다. 전체 구도로 보면 반환점을 돈 것 같다. 거래소개혁, 인터넷은행 설립, 비대면 규제 완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벤처기업활성화 등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추진할 과제는 많이 남았다. 법률과 규정 개정을 통한 제도화로 국민이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향후 과제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다. 규제개혁과 업권별 발전방안이 그것이다. 계좌이동서비스처럼 국민이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 금융사 최고경영자로 있을 때 느낀 점이 많은 모양이다. 규제개혁의 방향을어떻게 잡고 있나.

▲ 모든 규제를 세어보니 1천여 개였다. 이를 건전성, 영업활동, 시장질서, 소비자보호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원칙을 세우고 존폐·보완 여부를 검토한다. 여기에 더해 행정지도 같은 그림자 규제를 정리할 시스템을 만들겠다.

-- 그림자 규제 정비에 역점을 둔 것 같다.

▲ 금융사에서 일하다보면 그림자규제가 제일 어렵다. 언제까지, 어느 범위까지규제하는지, 금융당국의 의사인지, 감독당국의 뜻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금융사 의견을 수렴해 그림자규제를 명시적으로 분명하게 할 것이다. 없애도 반복되지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구두지도, 지도공문 같은 그림자 규제가 다시 생겨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든다. 행정지도 절차에 대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고 유효기간을 명시(일몰제)하며, 사후점검해 시정되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그밖에 금융기관에 기존 규정을 잘 지키라는 식의 감독행위가 있다. 이는 일정 상위 직급자의 결재를 받아서 리스트를 정리해 남길 거다. 누가 했는지(실명제), 언제까지 유효한지시스템을 갖춘다. 이런 금융규제 운용규정을 제정해 상시개혁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 "국민이 편리하게 서비스 받을 수 있어야…업권 간 칸막이 최대한 없앨 것" -- 업권별 발전방향을 소개하면.

▲ 은행권을 예로 들면 수수료, 금리, 배당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겠다고 당국이자율화 선언을 했다. 공시제도도 보완했다. 이런 게 가능하도록 인프라 구축한다.

보험권과 금융투자업은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담는다. 특히 자산운용업에 중점을 둘생각이다. 저금리시대에 노후 대비에 매우 중요하므로 발전가능성이 크다.

-- 업권 간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 업권별 발전방안을 만들다보면, 업권 간에 충돌 가능성 있다. 물론 전업주의를 채택하고 있기에 업권 칸막이를 전부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범위에선 줄여갈 것이다. 보험에서 우려가 있었지만 시범적으로 복합점포에 보험집어넣었다. 판매 자체는 전업주의로 가져갈 수만은 없다. 국민이 편리하게 서비스받을 수 있어야 한다. 칸막이를 최대한 없앨 방법을 고려할 것이다.

-- 소비자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 금융개혁과 관련한 모든 것이 금융사, 시장에 시현돼야 한다. 제도가 바뀌고행태가 달라지며 시스템화해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 금융사와 소비자 간 충돌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나.

▲ 금융개혁은 현장에 기초한다. 200개가 넘은 금융회사들 실제 방문했고 현장의 목소릴 받는 금융개혁을 해왔다. 앞으로는 금융 이용자, 수요자, 상장 기업군들,밴(VAN)사, 모집인 등 금융 연관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소비자와 금융사 간에 차이는 있다. 하나의 원칙을 가지고 얘기하기보다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례별로)로 할 것이다. 금융이용자의 편의가 확보되는 방법은 금융사 규제를 풀고 칸막이를 낮춰 창의적 영업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 "내년 소득심사 강화 앞선 '가계대출 절판마케팅' 안돼" -- 가계부채는 위험 수준이 아닌가.

▲ 가계부채 문제는 어느 정도 시스템적으로 틀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그 틀은부채를 처음부터 갚게 하고, 빚 갚을 능력을 넘는 부채를 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므로 이젠 가계부채 대책을 잘 이행해야 한다.

-- 내년 1월 소득심사기준을 강화한 가계부채대책 시행을 앞두고 절판마케팅이있다는데.

▲ 은행들이 가계부채를 어느 정도 늘리겠다는 운용계획을 연초에 금감원에 제출했다. 과도하게 대출하는지 금감원에서 자세히 볼 것이다. 은행 부행장들에게 (절판마케팅은) 안된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과도한 가계대출 영업에 대해선 분명히 얘기할 것이다.

◇ "대기업 부채 집중 점검, 엄정 신용평가로 좀비 가려내고 도울 곳은 지원" -- 기업부채 전반을 모니터링하며 대기업그룹 부채를 집중 점검한다는데.

▲ 기업 부채는 1천260조원으로 증가율로는 지난해 9% 정도로 꽤 높다. 가계부채는 소득이 있는 사람이 많지만, 기업부채는 어려운 곳이 빚도 많기에 문제다.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충격이 올 수 있다. 기업부채에 대한 대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우선 어느 기업이 얼마나 갚을 능력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기업부채 문제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 위해 금융연구원에 기업부채연구센터를 만들었다.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기업부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곳은 금융사의 역할을 높이는 것이다. 부실기업이 채권은행 지원으로 연명하지 못하도록 채권은행의 신용평가를 엄정하게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우산을 뺐는다는 지적과 좀비기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는데 이를 가려낼 수 있는 곳이 금융사다. 오래거래했기 때문에 기업이 일시적으로 나쁜지, 항구적인 문제가 있는지 잘 안다. 우산을 뺏는다는 시각으로 보면 이 문제를 진행시키기 어렵다. 생산적이지 않은 부분을줄여서 생산적인 기업, 일시적으로 어려운 기업에 자금을 대야 한다.

-- 당국이 은행들의 엄정한 신용평가를 독려할 방안은.

▲ 당국이 검사과정에서 금융사가 충당금을 제대로 쌓고 있는지, 여신심사를 적절히 하는지, 한계기업에 대한 방향이 제대로 세워져 있는지를 보겠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발 불안 등을 고려해 스트레스 테스트도 실시한다. 금융사에 대한 건전성을평가하는 차원에서 당국이 할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 기업구조조정 제도에서 보완한 대목은.

▲ 살아나기 어려운 기업 정리하고 살아날 수 있는 기업을 정상화하는 시스템이있어야 한다. 올해 일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상시화해야 하는 이유다. 10월에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전문회사를 출범시킨다. 공청회 등을 거쳐 금융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최종안을 만들 것이다. 구조조정은 산업정책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최근엔 업종 전체가 불황에 빠진 곳이 많아서다. 전체적인 산업의 그림이 나와야 개별회사에 대한 금융사의 구조조정 방향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일명 원샷법을 추진 중이다.

◇ "산업은행 역할, 중견기업·미래산업 지원으로 전환해야" -- 국책금융기관, 특히 산업은행의 역할 재정립방안을 소개해달라.

▲ 산은이 부실채권을 갖게 되고 부실기업을 사실상 자회사로 인수하게 된 것은국책금융기관 기능이 대형·수출 산업 지원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조선, 해운 등이어려워져서더.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다보니 부실기업의 창고라는 평가를 받게 됐는데 불가피성이 있었다. 다만, 그렇더라도 산은이나 수출입은행이 적절하게 관리하고 정상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는 조금 더 살펴보고 평가해볼 여지가 있다. 산은은자회사로 100여개 거느리고 있다. 대부분 벤처 지분투자다. 과거 대기업, 기간산업,수출기업에 대한 산은 역할의 틀을 바꿀 것이다. 정책금융기관에 맞게 민간시장에서못하는 역할을 메워주는 본연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 대기업은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면 될 것이고 중소기업은 기존 정책금융공사에서 하는 온랜딩을 산은이 활성화해 간접지원하면 된다. 그런데 빠진 부분이 중견기업이다. 중견기업이 커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산은 역할이다. 산업별로는 미래산업을 해야 한다.

ICT, 서비스, 바이오 등이다. 미래산업은 투자위험 때문에 민간 금융사가 맡기 어려운 분야이므로 산은이 해야 한다. 또 지원기능도 달라져야 한다. 산은은 은행들이하는 대출보다는 투융자 복합, 기술·지적재산권·특허기술에 기반한 기술금융 분야에 중점을 둬야 한다. 종합해보면 대상은 중견기업, 산업은 미래산업, 지원기능에선투융자복합, 기술금융으로 나아가야 한다.

-- 산은의 자회사 매각은.

▲ (지분율 15% 이상인) 비금융 자회사가 118개다. 비금융자회사는 최소화해야한다. 투자목적 달성한 곳은 가능한 곳부터 팔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도앞으로 매각 대상이 될 것이다. 이런 자산을 팔고 미래성장이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정책금융의 선순환을 촉진할 예정이다.

-- 수출입은행의 나아갈 길은.

▲ 수은은 무역금융이라는 본연 업무를 계속해야 한다. 기존시장에 더해 앞으로할 것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에 따라 새로운 수출시장, 특히 건설·용역·플랜트 시장을 수은이 선도해야 한다.

◇ "사적연금 활성화법 추진…관계부처와 세제 인센티브 개선 협의" -- 연금세제를 바꾸겠다고 했는데.

▲ 개인연금을 두텁게 해 줘야 한다. 그래야 복지는 좀 더 어려운 분을 위해 배려할 수 있다. 능력 있는 분들은 스스로 저축해서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따로 법률이 있는 게 아니라 세법에서 세제적격 연금이면 세제혜택 받고 그렇지못하면 못받는다. 세제 쪽에서 연금 형태를 정해주는 셈이다. 그래서 금융위는 연금제도를 총괄하는 '사적연금 활성화법'(가칭)을 연내에 만들려고 한다. 연금법이 주체가 돼 규율하면 세제에서 적절하게 골라 세제혜택을 주는 방향이다. 부처간 협의를 거쳐 진행될 것이다.

-- 연금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개편 방향은.

▲ 퇴직연금을 인출해 개인연금으로 이전할 때에도 세제혜택을 유지하고, 차등적으로 운영중인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세액공제 한도를 동일하게 조정하는 방안이있다.(연간 세액공제한도는 개인연금이 400만원, 퇴직연금은 700만원이다) 아울러 50세 이상처럼 상대적으로 신속한 노후대비가 필요한 계층에 대해서는 연급 납입 시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 이런 금융위안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으므로 당장은 아니라도 중장기적으로 검토될 것이다.

-- 그간 수차례 좌절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은 어떻게 돼 가나.

▲ 우리 시장 자체가 제대로 평가받고 위상에 맞게 발전하려면 필요하다. 우열반이 있으면 우반에 들어가 잘하는 선수랑 경쟁해야 실력이 는다. 그러나 (MSCI 측의) 편입조건이 외국인투자등록제 고쳐 내외국인이 별다른 절차 없이 똑같이 투자하고 회수할 수 있게 하는지와 외환시장을 하루종일 거래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 수있는지다. 유사하게 어느 정도까지 가져가면 받아주겠냐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다.

서로 이해하고 수용할만한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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