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이자 과세와 맞물려 자본확충·건전성 '비상'
내년부터 상호금융기관 출자금 배당소득에 대한비과세 혜택을 폐지하는 세법 개정안을 놓고 상호금융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조합원에 참여하는 동기가 됐는데 과세가 되면 조합에 참여할 유인이 줄어든다"며 "조합에 주로참여하는 서민, 중산층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기관은 신용조합 형태로 조합원을 대상으로 예금을 받고 대출해주는 금융기관이다.
조합원이 되려면 최소 1만∼5만원에서 수백만, 수천만원의 출자금을 내는데 조합은 출자금을 운용해 발생한 이득을 조합원들에게 배당한다.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이 이렇게 운영되는 대표적인 상호금융기관이다.
이제까지는 상호금융기관 출자금 배당소득은 세금이 매겨지지 않았다.
1976년 도입된 조세특례법에 따라 조합원 1인당 1천만원 이하의 출자금에 대한배당소득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됐다.
그러나 정부안대로 법이 개정되면 출자금 배당소득에 대해 내년에 5%, 2017년부터 9% 세율이 적용되며 약 40년간 이어져온 세제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정부가 상호금융권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기로 한 것은 세수 결손이 늘어나면서 비과세, 감면 제도를 손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를 끝으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상호금융 예탁금과 과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차원도 있다.
1인당 3천만원 이하의 상호금융 예탁금의 이자소득도 과세되지 않았으나 내년부터 출자금 배당소득과 같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같은 출자금 배당소득과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에 따른 조세지출(세금 감면)규모는 2014년 9천203억원(잠정), 2015년 9천105억원(전망)에 달한다.
성호금융권은 자기자본의 핵심이 되는 출자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면서경쟁력 자체가 약해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신협이 2004년 금융감독원의 소비자 의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출자금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이 사라질 때 조합원 이탈 비율은 36.9%였고 연 수익은 325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자본 공모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출자금은 조합법인의 자본 확충에 크게 기여했다"며 "출자금 배당소득에 과세하면 조합 자본 확충에 어려움이 생기고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기 자본이 축소되면 복지사업 운영 재원도 축소돼 서민, 중산층을 위한 조합의 주요 사업도 위축될 것"이라며 "서민 금융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서민,자영업자가 많이 이용하는 조합에 제한을 두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상호금융권 관계자도 "상호금융권의 이점은 비과세 혜택이었는데 자금조달 경쟁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신규 영업을 유치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적극적인 대처는 어렵겠지만 다양하고 특화된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할만한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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