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0일 수출액 작년대비 16.5% 증가…수입은 4.5% 감소엔저, 중국 경기둔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암초 여전
이달 들어 수출전선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첫 10일간 실적이긴 하지만 눈에 띄는 호조를 보여 올 들어 시작된 감소 추세에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잠정치)은 132억2천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증가했다.
반면에 수입은 133억5천만 달러로 4.5% 감소했다.
6월 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월간 단위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곧 감소했던 수출액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게 된다.
수출 부진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던 상황이어서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작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율은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 5월 10.9%로 갈수록 커졌다. 특히 5월에는 감소율이 두자릿수로 떨어진 데다가 2009년 8월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해 위기감이 고조됐다.
6월 첫 10일간 수치를 토대로 이달 전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증가폭이 16.5%로 높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올해 누적 수출은 2천353억2천8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4.6% 감소했다. 수입은 1천989억5천800만 달러로 15.3% 줄었다.
◇ 하반기에도 수출 '암초' 곳곳에 6월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더라도 올해 수출 전망을 어둡게 했던 먹구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엔저 외에 중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수출을 위협하는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엔저 현상은 "더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일본 정부가 파문 진화에나서면서 다시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지역인 중국과 신흥국의 경기도 불안하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7%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6.8%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7.1%에서 7.0%로 조정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은 3.5%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저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서 외국자금이 이탈함에 따라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수입대체 전략, 엔화와 유로화 약세에 따른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 등으로 하반기 들어서도 수출 부진이 어어질 가능성을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해외투자 활성화로 수출길 뚫는다 정부는 엔저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투자 활성화로 원화약세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연간 1천억 달러에 이르러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는 경상수지 흑자액을 해외투자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게 되면 원화는 약세를 띠고, 수출품의 경쟁력은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해외펀드 투자 관련 세제를 단순화하고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연기금의 해외투자를 지원하는 대책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다.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핀테크와 함께 금융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만 할 수 있었던 외환업무를 증권사와 보험사, 핀테크 기업 등 비은행권에도 문을 열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대책의 핵심은 환율"이라며 "기업도 적극나서서 전략적으로 환율이 수출이 유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lkbi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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