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한국은행 금통위 결정 주목
생산과 물가,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의부진 속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내수시장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늦지 않게 금리인하를 단행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있다.
3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생산은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고 수출은 올 들어 다섯 달째 작년 동기대비 감소행진을 이어갔다. 물가도 여섯 달째 0%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만 부동산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을 뿐 나머지지표들은 모두 부진한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로 소비까지 위축될 공산이 커져 경기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과 침체의 장기화라는 갈림길에서 갑자기 돌출한 변수인 메르스가 앞으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5월엔 백수오 파동으로 유통업체 매출 타격이 우려되고 6월에는 메르스로 경기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어떻게 될지 알수 없어 모니터링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 2분기가 경기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2분기 지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사스 및 신종 플루의 사례를 감안할 경우 당분간 소비 지출과 관광 서비스 부문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11일 개최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노무라 증권의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위원들이 수출 우려등 경기하방 리스크를 이유로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여줬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2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하성근 금통위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은우리 경제구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의 수출감소 배경 파악과 그 대응책 마련은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물론 메르스로 인한 경기충격이 지표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이달 금통위에서 당장 대응하기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금통위는 이 총재가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데이터 디펜던트(경제지표 의존)'로경기상황을 점검하기 때문에 수치로 나타나지 않은 잠재적 위험에 대응할 가능성이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전염병의 특성상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 상황에선 금통위가 메르스 사태를 주시하겠다고하는 정도에서 입장을 밝히고 미리 대응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은이 작년에 예상하지 못했던 세월호 사태가 경기 전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은 "우리는 메르스 사태 전부터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면서 "한은이 확실한 지표 없이 선제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소비심리 위축과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소비둔화 우려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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