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고채 현·선물시장의 가격 결정을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신영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장과 최재훈 한국은행 차장 등 연구진은 17일 발표한 '한국 국채 현·선물 시장에서의 외국인 참여와 가격 결정 과정' 보고서에서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수가 현·선물 시장 모두에서 가격 결정을 선도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 선물을 사면 선물 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 국채 금리가하락(국채 가격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이는 연구진이 국채 현·선물시장의 기간별·투자자별 수익률과 거래량, 순매수패턴 등을 분석해 나온 결과다.
한국 국채 현·선물 시장에 참가하는 외국인의 투자 비중은 그간 꾸준히 증가해왔고, 금융시장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도 그만큼 커졌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중반만 해도 1% 이하였지만 지금은 15%에 달한다.
외국인의 참여로 국내 채권시장의 유동성과 성숙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지만,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외국인이 투기적 행태를 보일 때 시장 변동성이 과도해지는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연구 결과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현·선물 수익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만,현물 순매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세금과 유동성 등을 고려해국채 현물보다는 선물거래를 선호한다.
또 국내 기관 투자자보다는 예측되지 않았던 외국인의 순매수가 국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외국인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 이외에도 뉴스나 사적 정보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데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에서 투자 결정을 하기때문"이라며 "반면, 국내 기관은 경제 상황 등 예측된 정보에 더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외국인의 거래 행태가 국내 투자자와 다르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국채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흥국은 국채 선물시장에 참가하는 외국인의 유형과 이들의 거래 행태를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흥국에서 국채 선물시장이 활성화되면 현·선물 시장간 정보 전달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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