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행 추격 속 리딩뱅크 지위도 유지해야"
24일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의 앞에는 수익성 개선과 조직 화합이라는 쉽지 않은과제가 놓여 있다.
은행권 전반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리딩뱅크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차기 행장에게 주어진 제1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신한 사태의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신한은행 임직원의 화합과 단결을 끌어내는것도 중요한 과제다.
◇ 추락하는 이자마진…수익성 개선 '발등의 불' 차기 신한은행장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모든 시중은행장들이 공통으로느끼는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수익성 개선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1.79%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보다 0.19%포인트 낮은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갈수록 저금리추세가 심해지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이보다도 낮다. 지난해 1분기 1.77%였던 순이자마진이4분기에는 1.67%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시중금리가 더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순이자마진은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의 수익성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비이자이익의 비중을 높이고수익원을 다각화하는 일은 이제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처럼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는 반면 신한은행을 둘러싼 경쟁 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왕년의 리딩뱅크였던 국민은행은 신한과의 일전을 불사하더라도 1등은행 자리를꼭 찾고야 말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근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KB금융그룹의 이 같은 '독한'각오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조기통합 지연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대기업 및 해외금융에 강한 외환은행과 소매금융에 강한 하나은행의 통합에 성공할 경우 KB 못지않은 신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전국 지역농협의 방대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보험, 증권, 퇴직연금 판매등 각 분야에서 약진하는 농협은행과 이광구 은행장의 리더십 아래 영업력 강화에총력을 기울이는 우리은행[000030] 등도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간의 최근 영업 경쟁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고 할 수 있다"며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가열찬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기업이 속속 결제 및 송금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층 달아오르고 있는 핀테크분야도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외 은행들이 모두 핀테크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일상생활을 하나로 통합하고 새로운 연계서비스를제공하는 방향으로 핀테크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직 안정 꾀하고 차별화된 지도력 발휘해야" 조 행장 내정자는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전 행장이 신한 사태를 가까스로 봉합한 이후 안정된 조직을 추가 동요 없이 원만하게 끌고 가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조직의 극심한 내분 사태를 가져왔던 신한 사태는 대법원 판결과 금융감독원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다. 또 참여연대의 추가 고발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신한 사태로 조직 내부에 라응찬 진영과 신상훈 진영으로 나뉘었던 파벌 갈등도아직 완벽히 치유됐다고는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조 행장 내정자가 조직 안정과 탕평 인사에서 한 회장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임 행장은 사내에서 어떤 계파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인사를 통해 내부결속과 화합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 내정자가 신한금융의 조직 문화와 자신의 강점을 융합해 차별화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신한맨들은 '신한 웨이(Shinhan Way)'라는 독특한 조직 문화로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자부심이 국내 어느 금융사보다도 높고 단결력 또한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강점을 십분 발휘해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신한 안팎의조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 내정자는 국내 1위 은행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강력한 카리스마와 함께 내부 화합과 조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부드러운 통솔력을동시에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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