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내용 추가>>가계부채·기업부실·대외충격 등 위험요인 해법은 숙제
임종룡(56) NH금융지주 회장이 신제윤 위원장의뒤를 이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정책집행, 감독 관행에서 적잖은 변화가예상된다.
임 내정자가 다른 관료출신과 차별되는 부분은 민간 금융사를 직접 경영해본 경험이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 거시정책과 금융정책을 모두 다뤘을 뿐 아니라 NH농협금융지주라는 큰 금융사를 2년간 직접 운영하며 우리투자증권 인수, 농협은행의 STX[011810] 부실채권 문제 해소 등 굵직한 결정을 주도하고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평생을 공직에서 보낸 관료출신과 달리 현행 제도와 관행의 문제점, 개선방향에 대한 나름의 고민이 적지 않았고 큰 틀에서의 밑그림도 그려왔다는 게그를 지켜본 주위 사람들의 평가다.
임 내정자가 개각발표뒤 밝힌 큰 정책방향은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금융개혁', '규제를 자율과 경쟁의 틀로 전환', '시장질서 확립', '신뢰회복'이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활성화에 금융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실물지원 기능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금융본연의 기능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과 자본시장의 자금 공급·중개기능을 살리고 기술금융, 모험자본 육성을통한 벤처 및 중소기업 창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역할은 '코치가 아니라 심판의 기능"을 제시했다. 규제도 '완화'가아니라 '재정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지난 3일 열렸던 범금융인 대토론회에서의 발언과 일맥 상통한다.
그는 당시 과감한 규제완화, 제재의 형평성, 일관성있는 금융감독 등 3가지를제시하며 "규제 완화를 절대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이른바 '절절포' 발언으로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 "개인정보,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등은 금융위가 혼자서 풀 문제가 아니다"라며 "금융사들은 수익을 내려고 애를 쓰고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건전해지려는 노력을 스스로 하는 만큼 건전성 규제는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를 종합할때 금융지주사 회장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시장과 교감하며 금융규제의 틀을 '자율과 경쟁'을 통해 활력을 높이겠다는 게 임 내정자의 의지로 읽힌다.
금융감독 시스템도 금융사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룰을 만들어 경쟁 과열에 따른 시장혼란 등을 막는 감시·관리의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줄곧 강조해온 '시장 자율', '시장소통'과도 맞닿아 있어 금융위와 금감원간 긴밀한 협업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임 내정자는 이와함께 금융시장에서 고객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역할 확대론도 폈다. 금융본연의 기능 활성화와 함께 주식, 채권 등 자본시장활성화 정책이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전임 신제윤 위원장에 대해선 "많은 일을 했고 중요한 주제를 잡아 진척을 이뤄다"고 평가해 연속성있는 정책을 펼 계획임을 시사했다.
한 관료는 "성향으로 볼 때도 임 내정자는 복잡하지 않게 균형감각을 갖고 큰틀에서의 제도변화보다는 현장을 바꾸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주력할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적으로 파장이 큰 금산 분리 등 이슈에 대해선 일선의 목소리를 존중하고정치권, 금융권, 학계 등으로부터 폭넓은 의견을 청취하면서 거시정책방향에 맞춰해법을 찾는 행보가 예상된다.
그러나 임 내정자 앞에 놓여있는 국내 금융상황은 녹록치 않다. 풀어야할 해묵은 과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장은 잠재적인 금융위험요인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1천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나, 글로벌 경기침체에따른 부실기업, 미국의 금리인상 등 외부 충격이 국민경제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임 내정자가 세심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이나 다른 부처에서의 반대가 있더라도 책임감 있는 리더십으로 국가경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과단성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2년새 각종 금융사고로 불거진 감독실패 문제를 해소해 금융사에 대한 국민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저금리에 따른 금융사 수익구조 악화, 거래소 등 자본시장 침체, 우리은행 및대우증권 매각 역시 임 내정자가 풀어야 할 대표적인 숙제들이다.
김 교수는 "앞선 위원장들처럼 일을 벌이지 말고 수많은 과제중에서 우선 순위를 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노력을 우선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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