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지점이 뒤로 밀렸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달린다 해도 목적지까지 도달하는시간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경기가 특별히 부진하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미국 등 선진국 경기 개선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 국장과의 일문일답.
-- 한은이 올해 세계경제가 3.5%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경제 전망을 했다. 최근 세계은행(WB)이 성장률 전망치를 3.0%까지 내리고 국제통화기금(IMF)도 곧 수정전망을 할 예정인데, 세계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 않나.
▲ IMF가 작년 10월 내놓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3.8%)를 0.3%포인트 하향 조정해 이번 경제 전망에 반영했다. IMF도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작년 4분기에 이례적 요소로 성장률이 낮아져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성장 경로 추세의 변화는 없는 것인가.
▲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소비심리가 계속해서 안 좋았고, 단통법의 영향으로 통신부문 소비도 상당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세수부족으로 정부의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도 부진했다. 가공무역·중계무역 등 무(無)통관 수출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단통법, 세수부족에 따른 영향은 상당히 일시적인 특이 요인으로 보고있다. 해가 바뀌면 바로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다. 수출의 경우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공무역을 억제하고 있어 부진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작년 4분기에 특이요인이 있었으나, 우리 경제는 애초 예상했던 속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수요 부족도 영향을 미쳤나.
▲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99달러에서 67달러로 하향 조정한 것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0.7∼0.8%포인트 낮춘 요인이 됐다. 국제유가 하락을 저(低)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지금처럼 국내총생산(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수요 측면의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 내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94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불황형 흑자'논란을 어떻게 판단하나.
▲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다. 연간 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잠재성장률에 부합한다. 이런 상황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
--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어느 정도라고 보고 있나.
▲ 잠재성장률이 구조적 요인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3.5% 정도라고 보고 있다.
-- 내수가 부진한 상황인데, 어떻게 올해 경제성장률에 내수가 기여하는 정도가수출보다 클 수 있나.
▲ 기여도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수출이 호조를 보여 기여도가 높을 수 있지만,두 부문 다 부진한 가운데 수출보다 내수가 상대적으로 좋다면 내수 기여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무통관 수출 부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올해 수출 전망을 상당 폭 하향 조정했다. 세계교역신장률 전망이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 수입물가가 계속해서하락하는 추세다. 물가 전망치가 좀 더 낮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 올해 물가 상황은 국제유가에 좌우될 것이다. 유가 하락에 따른 마이너스 요인, 담뱃값 인상에 따른 플러스 요인을 고려했다. 농산물 재배면적으로 판단해보니농산물 가격은 올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9%로 냈다. 유가가 예상보다 낮아지면 물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
과거 유통·재고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생산자물가,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로 파급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동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달이내에 같이 움직인다.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고 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가그만큼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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