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인수 판가름할 '분수령'될듯
LIG손해보험[002550] 인수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KB금융[105560] 임시 이사회가열려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12일 서울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윤종규 차기 회장 내정자의 보수 책정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승인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윤 내정자가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키로 함에 따라 윤내정자에게 어느 수준의 보수를 책정할 것인가를 논의할 계획이다.
윤 내정자가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더라도 보수는 회장 보수만 책정될 가능성이크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상반기 5억9천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윤내정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KB금융지주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함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 TF를구성, 운영하는 문제도 논의한다.
KB금융지주는 이사회 직속으로 지배구조 개선 TF를 만들고 외부 컨설팅 회사에관련 용역을 맡겨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는 컨설팅 결과를 보고받을 방침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에 만족하지 않고 사실상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6일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한 세미나에서 사외이사 책임론을 거론했다.
사실상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금융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12일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가 가장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에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일부 사외이사들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다면 금융당국으로서도 한발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다. 이 경우 오는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가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경재,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고승의, 김영과 이사 등 6명이다.
그러나, 이날 사외이사들이 별다른 거취 표명을 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의 승인이 미뤄지면서 LIG손보 인수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KB금융지주는 LIG손보 대주주 측에 인수 지연에 따른 수십억원의 보상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나아가 올해 말까지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LIG손보 측과의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
KB금융지주 내부에서는 '현실론'과 '관치금융 배제론'이 엇갈리는 분위기이다.
김영진 사외이사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되는 사안이어서 개인적으로는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KB금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말해 연임 포기 가능성 등을 열어뒀다.
반면, 한 사외이사는 "금융당국에서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회장을 내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치졸한 앙갚음 아니냐"며 "사외이사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앉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지금의 상황은 금융당국과 사외이사들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양측 모두 진정 KB금융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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