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엔화가치와 함께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에 6일 환율이 급등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096.8원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1,089.9원)를 깼다. 장중 고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2원 급등한 수준이다.
점심때 이처럼 환율이 급등세를 연출한 배경으로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환율 관련 발언이 꼽혔다.
이날 주 차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엔저(円低·엔화가치 약세)에 대해 당국차원의 대응방안이 없다"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의 발언은 엔화가치 하락에 맞춰 원화가치도 하락, 국내 수출경기에 막대한영향을 주는 원·엔 재정환율의 하락 속도를 제어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시장에선 당국이 원·엔의 보조를 맞추려 한다는 게암묵적으로 인식됐는데, 주 차관의 발언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주 차관의 발언대로 엔·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15.49엔까지 오르자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했고, 엔·달러 환율이 114엔대로 반락하자 원·달러 환율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강보합세(0.2원 상승)인 1,083.8원으로 종가를 찍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엔·달러 환율 상승으로 헤지펀드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차익 실현 거래는 원화와 엔화에 대해 함께 이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오후 3시41분 현재 원·엔 환율은 이날 오전 6시 종가보다 1.82원 오른 100엔당945.97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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