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6일 엔화 약세 가속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의 면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엔저에 더해 달러화 강세를 의미하는 '슈퍼 달러' 현상도 2~3년 이어질 수 있는만큼 외환건전성, 외환 수출입 관리 강화,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상외교나 다자간 외교 채널을 통해 엔저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있도록 금융외교를 통한 국제공조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국내에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한일관계 악화로 저평가된 것이다. 일본의 정책을 보면, 엔저는 향후 2~3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달러 현상도 2~3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원엔 환율은 800원대 중반까지갈 것이고 심할 경우 800원대 초반까지 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적 대응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환율 문제인 만큼 외환건전성, 외환 유출입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수출 대기업의 피해 상황을 점검해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 학자들을 만나보면 한국에 대해 일본을 욕하지 말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한다.
엔저에 대한 국제공조, 금융외교도 필요하다. 주요 20개국(G20)회의나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한-아세안 정상회담 등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서 공동으로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 2005~2007년의 경우 엔화가 800원까지 떨어졌었다. 당시는 세계 경제의 고성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지금의 엔저는 아베노믹스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면 중장기로 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엔저가 엔·달러 환율 상승에서 촉발되는 것이라서 우리 당국이 대응할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을 통해서 원엔 환율의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유일한데, 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고환율 정책을 쓰는 데 대한 반감이 크다.
국제적으로도 원화는 추가 강세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한국은행이 일시적으로 암묵적인 완화적 스탠스를 취하는 방법은 가능하지만, 대놓고 금리인하로 환율 전쟁에 맞불을 놓는 것은 부담이 크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내년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뤄지면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 여파가 신흥국으로 전이되지 않으면 엔화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다.
정부로서는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미세조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엔화 약세가 국제금융불안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하는 의미에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에대한 수출 보증, 외환 관련 지원, 피해기업 지원책 등 미시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한 달 전에 내놓은 엔저 대책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한일간 직접 교역으로 손실을보는 기업에 대한 대책은 있지만, 제3국 수출에서 피해본 기업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 투자를 안 하던 일본 기업이 그간 유보했던 자금을 이용해 갑자기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아베 정권이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많이 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업환경을 만들겠다고 한다. 일본기업의 경우 대내외적으로 좋은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반면, 우리는 구조조정도 해야 하고, 엔저에 맞서 경쟁도 해야 하는데다 국내적으로는 반기업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 기업의 대외 경쟁 측면에서 굉장히 취약한 구조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너무 어려운 상황에 있다 보니 엔화 가치 하락에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 현재 엔저는 미국이 용인했다는 점에서 종전 엔저와 다르다. 중국을 견제하기위해 미국이 일본을 파트너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산업구조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 한국은 가장 큰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일본 제품보다는 한국제품이 선호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접근했지만 중국의 상황도 안 좋아지다보니 수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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