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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社 CEO에 정치권·정부 인맥 배제"…과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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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정치권이나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등 의 인물을 차단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주요 금융지주나 은행에 '낙하산' 포진은 조직 내부 갈등 확대와 내부통제 미흡으로 금융사고의 빌미가 됐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은 금융산업이 당국의 규제를 받는 산업적 특성 때문에 금융당국이 스스로 낙하산 인사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 낙하산 득세…갈등·금융사고 빈발 그동안 금융권은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에 정치권이나 모피아 출신 인사 등낙하산 인사가 득세하면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쳐지고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 이후 낙하산 그늘 아래 갈등과 금융사고의 연속이었다.

2008년 황영기 당시 KB금융 회장은 노조로부터 45일간 출근을 저지당했다. 삼성비자금 조성 논란에도 정권의 비호 아래 임명됐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었다.

그는 이후 소송으로 명예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우리은행 재직 시절 1조원대의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를 받고 불명예 퇴진했다.

2010년 임명된 어윤대 회장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친분 있는 '실세 회장'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그러나 KB지주가 ING생명 인수 무산 후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에 미공개 정보를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수천만건에 달하는 국민카드의 정보 유출과 수천억원의도쿄지점 부당 대출도 모두 어 회장 재임 시절 발생했다.

임영록 현 회장은 국민은행에 몸을 담았지만, 대부분 경력이 경제 관료라는 점에서 '관치금융'이란 비난을 받으며 10일간 출근을 저지당했다. 이건호 행장 역시부행장으로 잠시 지낸 것을 제외하면 외부 인사로 분류된다.

최근 국민은행 전산교체 파문은 이들 간 권력 다툼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는시각이 많다. 여기에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보고,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의 사고도 잇따랐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과 산업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의 박병원 회장은 2007년 우리금융 회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박해춘 우리은행장과 사사건건 충돌했다.

지난 정부 시절 산은지주 강만수 전 회장 역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지만, 4대강 공사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분식회계를 눈감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받기도 했다.

◇낙하산 인사-금융사고, '직접적' 관계 금융사에 낙하산 인사가 많은 것은 산업적 특성과 관련이 깊다. 금융산업은 규제 산업이어서 금융회사로서는 감독당국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이 매일 금융회사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에 모피아 등 정부의 영향력이 강하다. 여기에 조직의 오너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정부가 낙하산을 내려 보낼 가능성은 항상 존재했다.

이처럼 낙하산으로 내려온 최고경영자(CEO)와 금융사고는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CEO는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조직 구성원들의역량을 모아야 하지만 낙하산 CEO는 그런 목표나 비전을 제시하기 어렵다.

제시한다고 해도 조직 내부에서 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외부의 힘을 빌려 CEO가 된 만큼 내외부적으로 정당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CEO의 임기는 3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CEO로서는 이 짧은 기간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만큼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생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새 CEO가 하나의 조직 문화를 갖도록 하는데 3~5년 정도가 걸린다"며 "이것도 정당성을 갖춘 사람의 경우에 한 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는 거대한 금융회사라는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측근팀을 구성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갈등과 파벌을 양성한다.

주요 보직에 측근들을 데려오거나 내부에서 충성하는 사람들을 앉히면서 내부갈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는 내부 통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낙하산 차단될까…"내부 프로그램 강화돼야"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에 낙하산 인사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사 임원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지금의 낡은 풍토를 고려하면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낙하산이라고 대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당분간 안 오겠지만,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은 나라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외부에서 선발되거나 내부 인사가 CEO가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들 나라에서는 잠재 CEO 후보군이 많아서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발된다.

내부 인사는 조직 내부에서 오랜 기간 훈련을 받으며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기때문에 임직원의 신망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낙하산을 근절하려면 한국의 금융회사도 내외부 인사를 막론하고, 최고 경영자를 선발하는 내부 프로세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와 같이 현 CEO가 퇴임한 뒤에 선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현 CEO가 그런프로그램을 작동시켜 후임자를 발굴하고, 테스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부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기의 조직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사에서 낙하산 인사가 사라져야 한다면 이사회와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서 조직 내외부에서 신망받는 인사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을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taejong75@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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