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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보험 감원 확산…은행도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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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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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에 인력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권과 보험 업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감원 등 구조조정은 올들어서도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증권에서는 업계 최상위권에 속한 삼성증권까지 희망퇴직과 지점 축소에 나섰다. 보험업계에서도 업계 수위인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에 이어 우리아비바생명 등 중소형사로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몰려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인 은행권에서도 최근들어 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추진하는등 구조조정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 적자 증권사 속출에 이어지는 구조조정 증권업계에서 구조조정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이 계속돼왔던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삼성증권까지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금융권에 충격을 줬다.

    앞서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지난해말 희망퇴직을 통해 350명을 감원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도 400명가량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003540]은 8개 지점을 다른 지점과 통합했다. 교보증권[030610]은 지난해 6개 지점을 자산관리 전문 점포로 바꿔 다른 지점에 통합한데 이어 올들어서도10개 지점 폐쇄에 나섰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기존 19개 전국 지점을 5개의 초대형 점포로 개편하고 있다. 동부증권[016610]도 종전보다 2개 줄어든 4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증권[003450]도 리서치센터 조직 및 인원을 축소했다.

    삼성증권[016360]도 지난달 희망퇴직 및 종전 95개 소매부문 점포를 72개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리테일권역도 12개에서 10개로 줄이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조직 개편 등의 요인을 볼때 3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규모는 보험이나 은행 등에 비해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다.

    증권쪽이 대거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다른 업권에 비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62개 증권사의 2013 회계연도(2013년 4~12월) 결산 결과 당기순이익은 1천98억원 적자였다. 2002 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익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무려 28곳이 적자였다.

    무엇보다 증시 침체가 큰 요인이었다. 상장주식 하루 평균 거래액은 2011년 9조1천억원에서 2012년 6조9천억원, 지난해 5조8천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고객들의 주식거래 방식의 변화도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증권사를 방문해 거래하는 고객은 1% 가량에 불과하다. 나머지고객들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거래(HTS·MTS)를 하는 만큼 점포의 효용이 떨어졌다.

    상황이 이런 만큼 앞으로가 더 문제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면 60여개 증권사 가운데 10개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한계 증권사에 대해서는 자진 해산을 통한 퇴출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시 침체가 계속되면서 퇴출 증권사가 나오게 되면 대량 실직이란 참사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 저금리·운용수익 감소…보험사는 구조조정 중 보험업계에서도 구조조정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손해보험업계와 생명보험업계간 구조조정의 온도차는 크다. 무엇보다 저금리에 따른 운용수익 축소라는 악조건에더해 과거 보장성 보험금 지급 부담이 큰 생보업계가 구조조정의 한 가운데 서 있는상황이다.

    업계 수위인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전직 지원, 희망퇴직, 자회사 이동 등을 통해 1천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감축을 최근 마무리했다.

    500명 안팎의 직원에 대해 당사자 동의를 거쳐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시키고, 평사원과 대리급을 중심으로 한 직원들을 삼성전자[005930], 삼성카드[029780] 등 관계사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도 전직 지원 프로그램과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 방식을 통해 300명의인원을 줄였다. 이는 지난해말 기준 한화생명 전체 직원 4천738명의 6.3% 수준이다.

    여기에 교보생명도 지난 23일부터 내달 9일까지 15년차 이상의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대상자는 2천300여명으로, 이는 교보생명 직원4천700명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교보생명은 매년말 입사 15년차와 20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40~50명 수준의 인력을 감축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만큼 자금력 등에서 탄탄한 회사다. 이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시장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것이 문제"라며 "과거고정금리로 판매한 저축성 상품의 보험금 지급이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보험료 등자산을 투자할 만한 곳이 없어 활로를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2000년대 들어서야 변동금리의 저축성 상품을 판매했던 만큼 저금리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대형 생보사들이 일제히 구조조정에나선 만큼 나머지 중소형사들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아비바생명도 최근 노동조합측에 전체 인력(약 340명)의 30% 내에서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중소형 생보사로의 구조조정 확산도 현실화하고 있다.

    ◇ 씨티은행 희망퇴직 실시…은행·카드업계도 여파? 증권이나 보험업계에 비해 은행, 카드업계는 구조조정의 회오리에서는 한발짝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은행의 경우 과거보다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아직 흑자를 내고 있어서 증권, 보험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의 압박이 약한 것으로 금융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씨티은행의 경우 기존 190개 지점의 3분의 1에 달하는 56개 지점을 다른지점으로 통폐합하기로 한데 이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눈에 띈다.

    이는 씨티은행의 지난해 순익이 2천191억원으로 2012년보다 8.1% 줄고, 올해 1분기 순익이 작년 동기 대비 36.9% 감소한 361억원으로 나타나는 등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용카드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12월 9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 이외에는 구조조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등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으나 신용카드 이용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아직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또 대부분 회사들이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적은 인력을 운영한 것도 아직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과 카드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의 소비 위축이나 금융시장 환경 등이 이들 업계에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담당 수석연구위원은 "은행의 경우 저성장 시대를 맞아 대출 수요가 줄고 저금리로 이자 마진이 줄고 있고, 카드사는 소비 위축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부담스런 상황"이라며 "이들 업권에도 언제든지 구조조정의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choinal@yna.co.kr, redfla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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