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위기 공감속 타협 시도할 듯이건호 행장 비밀리에 사외이사와 접촉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내홍을 겪는 국민은행이 2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태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금융감독원 감사가 진행중이고 비난여론이 비등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사태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어 타협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이에앞서 마찰을 빚은 사외이사들과 합의도출을 위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접촉이후 이 행장은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가처분신청 계획을 보류키로 해 사태수습 전망을 뒷받침했다.
22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김중웅 이사회 의장은 23일 오전 9시 긴급이사회를 개최한다.
이사회에 앞서 열리는 감사위원회는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제기된의혹들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안건은 감사위원회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한 보고의 건이다. 그러나 사실상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 전반에 대해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감사위가 논의한 결과를 두고 최근 사태에 대한진상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간 사외이사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해결방안을 숙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 앞서 이 행장은 21일 시내 모처에서 사외이사들을 만나 장시간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고위관계자는 "서로 해법을 얘기하셨는데 사외이사들도 완강하지만은 않았다고 들었다"며 "어떡하든 봉합하고 조직을 살려야지. 이대로 계속 갈 수는 없다는데도 공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와의 접촉이후 이 행장은 주전산시스템 변경계획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감사의견서를 거부한 이사회 결정에 대해 이번주중 법원에 제출키로 했던 효력정치 가처분신청을 보류했다.
이와 별도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이 행장에게 "이사회에 협의해 문제를 슬기롭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19일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와 이건호 행장·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충돌한 이후 처음이다.
임 회장의 발언은 이 행장 중심의 사태해결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분위기로 볼 때 23일 이사회에서 국민은행 사외이사와 이 행장측의 막판 타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와 이건호 행장의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계획등이 불거진 상황이고 여론의 압박, 사내 위기감 고조 등을 고려할 때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주사나 은행, 이사회내에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제기한 의혹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가급적 빨리 전산화시스템 변경계획을 추진하는 쪽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도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내·사외이사 8명은 지난달24일, 이달 19일 이사회에서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한 바 있다.
이 행장과 정 감사는 이사회 안건의 보고서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제출했으나 거부되자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하고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검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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