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제조업이 일본과 달리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자동차 등 숙련도가 필요한 분야를 주력 산업으로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류상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6일 '제조 강국 독일과 일본 명암이 엇갈린 이유' 보고서에서 두 나라의 산업구조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이 경제 회복을 일궈낸 것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2009년 크게 하락한 독일의 수출은 2010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경상수지 흑자도 국내총생산(GDP)의 6∼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 수출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1% 밑으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독일 제조업이 선전하는 이유가 산업용 기계 등 숙련을 요하는 전통산업 분야에서 일본보다 특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시장의 일본 제품 가운데 전기전자 제품 비중은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2000년 31%에서 2012년 16.2%로 줄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의 독일 제품 중 산업용 기계 및 자동차, 전기전자 제품 비중은 각각 50% 안팎과 10% 안팎으로 큰 변화가 없다.
보고서는 "산업용 기계 제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 상호작용으로 축적된 암묵적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 같은 후발주자가 추격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설명했다.
신흥국 시장 개척도 독일 제조업이 일본을 앞선 이유로 꼽혔다.
금융위기 이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던 시기에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노동비용을 줄인 점, 동유럽과 구축한 상호적 생산 네트워크가 탄탄한 점도 독일 제조업의강점이다.
류 연구위원은 한국 제조업과 관련, "반도체, 스마트폰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기전자 산업은 변화가 빠르고 지속적인 경쟁에 노출돼 있다"며 "주력산업의특성을 고려하면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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