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이 부진한 것은 제조업의 정보기술(IT)화와 글로벌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일 '엔저만으로 극복 어려운 일본 수출부진의 교훈'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이 약화한데는 엔화 약세가 상쇄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엔화 가치가 20% 떨어졌지만 일본의 수출물량은 전년보다 1.5%줄고 무역수지 적자는 1천199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 등을 활용해 산출한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일본 주요 제조업의 2013년 수출경쟁력은 1988년과 비교해 일반기계, 전기기계, 과학·광학기기 등대부분의 산업에서 하락 추세다.
이 연구위원은 제조업의 IT화가 빨라지는 점이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구조적으로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각종 설계의 자동화, 설계 정보의 글로벌 교류 촉진, 각종 자동화 기계의코스트 절감과 정밀도 향상 등으로 일본기업의 노하우나 기술력의 우위성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글로벌화를 통한 제조 시스템의 혁신은 특히 텔레비전 등 전자 분야에서빠르게 진행됐다.
2000년대 들어 신흥국의 세계경제 성장 기여율이 이미 선진국을 앞지른데 비해일본의 수출은 오랫동안 선진국 중심 구조였던 점도 일본 수출 부진의 요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일본은 신흥시장 개척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외교 마찰로 대중 수출 환경까지 악화하고 있다.
2000대 초반 TV와 오디오 등의 해외생산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처럼 해외생산증가에 따른 수출 대체 효과가 커진 점도 일본의 수출 확대가 어려운 요인이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차세대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 기업이 부활하면 한일 제조업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일본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반면교사로 삼고 기존 산업의 고도화와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인재를 교육하고 투자하는 것이 차별화된 부가가치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점도 간과하지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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