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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신흥국 불안 확산…韓,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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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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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3일 중남미에서 동유럽까지 전이된 미국 '돈줄 죄기'의 여파가 당장 한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바로 주저앉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신흥국들의 흔들림이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철저한 시장 모니터링과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 미국이 테이퍼링을 한 이후 전 세계가 신흥국 전반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그와중에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갔던 자금의 회귀 가능성을 두고 일부 투자자 등이먼저 행동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유럽의 통화약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지금은 신흥국 모든 나라에 대한 재평가를 하고 투자위험을 점검하는 시기다.

    유럽 신흥국은 아르헨티나, 인도, 터키 등에 비해 펀더멘털이 취약하지 않다. 특히 폴란드는 그동안 '유럽의 공장' 역할을 해왔다.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의 경기가 좋기 때문에 이 지역들의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고, 결국 동유럽 수출이회복돼 민간부분으로 이어질 것이다. 동유럽은 수출의 고용증대 효과가 상당히 큰나라다. 이들은 서유럽, 북유럽을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해 무역 실적을 쌓아왔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보다는 위험요소가 덜하다.

    다만, 테이퍼링으로 유로존 은행들이 동유럽에 대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가속화할 경우에는 위험 요인이 된다. 은행 대출자금 회수 우려가 있긴 해도, 그래도유로존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다.

    3월 중에 테이퍼링의 속도와 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테이퍼링이 예상한 범위 내의 속도로 진행된다면 큰 충격이 없겠지만 생각보다 테이퍼링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신흥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외환유동성이 부족한 국가들이어서 외환시장 이슈로 생각할 수 있는데, 헝가리나 폴란드는 경상수지 적자가심한 것도 아니고 외환보유고도 상당한 국가다.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신흥국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기진 않더라도 실물경제에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이 사전적으로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한다.

    동유럽 국가들이 한국과 직접적 무역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주시해야 한다. 한국이 외환시장에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 같지는 않다. 외환보유고를 상당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물경제 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실물경제 부정적 영향이 사전적으로 반영돼 금융시장 변동성 높이고 부정적 충격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늘 원·달러 환율 개장 상황도 높아진 변동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자금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외화유동성, 경상수지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 이슈다. 실물경기 회복를 위해서는통화정책, 재정정책이 필요한데 재정정책은 재정건전성 문제로 작년 상반기 이후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일하게 남은 게 통화정책인데, 현재 한국은행 입장으로 봐서는 사용할 것 같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금리가 상승되지 않도록 하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금리까지 인상되면 실물경기 냉각이 우려된다. 물론 외화가 빠져나가서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 금리 올려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시그널을 주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테이퍼링의 영향이 국가 내지 지역별로 옮겨다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나 정부부채 비중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국가들이 위험하다. 폴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등이 그렇다. 외환보유고 수준이단기외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고 경상수지도 마이너스다. 외환보유고가 적은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많고 환율이 흔들리면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한국은 외환보유고나 경상수지가 건전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신흥국들처럼 어려운 상황은 당장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터키, 폴란드등에 현대자동차[005380] 등 한국 대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있어서 이들 기업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

    터키 등에서 금리를 많이 올렸다고 한다. 자금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국금리를 많이 올렸는데 그에 따라 기업이나 가계는 대출 이자를 갚는 고통이 커진다.

    그런 나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수출에 악영향 받을 수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의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대미 수출 호재라고 해도, 신흥국 내수가 작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어 한국으로서는 명암이 교차할 수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중 하나는 외환보유고를 지금보다 확충하는 것이다. 정말 위기가 닥쳤을 때 외환보유고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아시아금융학회장) 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예견됐던 바다. 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대외 단기채무가 외환보유액보다 많고 경상수지가 적자인 나라 중심으로 자금이탈 현상이나타나고 있다.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종의쏠림현상인데 동유럽은 물론 향후 조금이라도 펀더멘털에 위험하다는 국가가 나오면이 위기가 번질 것으로 본다. 꽤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게아니다.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위기 가능성이 벌써 나오고 한국도 안전지대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은 대외 채무가 외환보유액보다 높긴 하지만 경상수지가 흑자다.

    그러나 수출 증가폭이 적고 수입이 상대적으로 없어 흑자가 발생하는 취약한 구조다. 엔저 현상과 중국의 경상폭이 감소하는 하반기 정도에는 한국으로까지 위기 전염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테이퍼링이 금년 중에 끝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금리를 올릴 것이다.

    많이 풀린 돈을 흡수하는데 최소 3년은 갈 것이다. 그 기간에 우리가 지탱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린 경상수지 흑자 유지하고 차별화해야 한다. 우리 원화의 가치가 엔화보다도 고평가되면 안된다.

    외화유동성 건실하게 확보하는 데도 당국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가경상수지 707억달러인데 수출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수입이 감소해서 그렇다.

    미국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환율 절상압력이 있을 것이다. 그에 대응도 잘해야한다. 불필요한 절상압력이 안되도록 투자활성화를 꾀해 적절한 경상수지 흑자를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느 돈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한다. 그때그때 빨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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