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내년 3월부터 새 국제수지 기준 적용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인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한층 더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통계의 기준을 바꿀 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흑자폭이 줄 확률도 있다.
한국은행은 15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국제수지매뉴얼(BPM6)에 따라 국제수지 통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수지 통계는 IMF가 지정한 방식에 따라 모든 나라가 같은 방식으로 작성하고 있다. 통계의 정합성을 위해서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가공무역'의 수출입 실적을 물건의 소유권에 따라 집계하기로 한 점이다.
가령, 현재는 한국의 모기업이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 조립용 부품을 보낼 때 이를 한국의 수출로, 반대로 중국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이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한국의 수입으로 각각 집계한다.
그러나 새 통계 기준에선 이 수출·수입을 모두 경상수지에 넣지 않는다.
물건의 주인이 같다는 이유에서다. 대신에 그간 중국의 수출로 잡던 중국 현지공장의 제3국 수출분을 한국의 수출로 집계한다. 여기서 경상흑자가 늘어날 공산이크다.
해외에 직접투자한 기업의 '재투자수익'도 이제 경상수지 통계에 포함된다. 재투자수익이란 해외 현지법인이 이익을 배당하고 남은 돈(내부유보)이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은 자료가 부족해 이를 거의 통계에 반영하지 못했다.
이 두 변화 모두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새 편제 기준을 최근 연도에 적용, 시산한 결과 지난해 가공무역수지는 289억달러에서 293억달러로 4억달러가 늘고 상품수출도 처음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실상 Ɔ'이었던 재투자수익 수지 역시 2012년 25억달러로 껑충 늘었다.
정영택 국장은 지난달 29일 9월 경상수지를 발표하며 "(가공무역이 확대되는 추이를 볼 때 새 통계에서 경상흑자 폭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잠정통계와 확정치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경상 흑자폭이 늘지, 줄지 방향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정정했다.
한은은 이날 새 기준에 따른 1980~2012년의 경상수지 통계를 공개했다.
월별로는 내년 2월까지 현 기준으로 일단 발표하고, 내년 3월 발표하는 2014년2월 경상수지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BPM6로 이행한 나라는 현재 홍콩, 싱가포르 등이 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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