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시행령 입법예고…규제범위 구체화중소벤처 M&A해도 대기업 편입 3년 유예
경제민주화의 핵심 법안인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범위가 전체 재벌 계열사의 8%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수직계열화 등 각종 예외 사유를 더하면 실제 규제대상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의 총수 일가 지분율 하한선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로 정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회는 지난 7월 초 경제민주화 법안의 하나로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구체적인 규제범위를 시행령에 위임했다.
개정법은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 방지를 위해 ▲정상적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조건의 거래(부당지원행위) ▲사업기회 제공 ▲합리성이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일감 몰아주기) 등 3가지를 금지행위로 명시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에 부당한 이익제공이 금지되는 기업집단의범위는 총수가 있는 자산총액 5조 이상 43개 대기업의 1천519개(4월 1일 기준) 계열사다.
이 가운데 발행주식총수 기준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계열회사를 거래상대방으로 하는 내부거래가 규제대상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상장사 30개, 비상장사 178개로 총 208개에 해당한다. 43개 대기업 전체 계열사의 13.6% 수준이다.
규제범위를 행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개정법의 핵심 사안인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합리적 고려나 비교과정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와 관련해서는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조사하고 이에 대해 객관적·합리적으로 검토하거나 다른사업자와 비교·평가하는 등의 적합한 선정과정 없이 거래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규제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이 거래상대방의 연간 총 매출액의 12% 미만이고, 내부거래액이 연 200억원 미만이면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전지대'로 설정했다.
안전지대를 적용하면 규제대상 208개 기업 가운데 86개사가 추가로 제외돼 규제대상은 전체 계열사의 8% 수준인 122개로 줄어든다.
12%는 대기업집단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고, 연간 200억원은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공시대상 거래규모 기준이다.
공정위는 이밖에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등 3가지 경우를 총수의 사익 편취 규제 예외 대상으로 정하기로 했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부당지원행위)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상 가격과의차이가 7% 미만으로서 연간 거래총액이 상품·용역은 200억원, 총수일가 개인과도거래가 가능한 자금·자산 등은 50억원 미만이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7% 기준과 금액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만 규제범위에서 제외된다.
사업기회 제공과 관련해서는 회사가 수행하는 사업과 관계가 있으며 회사가 직접 사업을 수행했을 때 상당한 이익이 창출되는 사업 기회를 총수일가에 제공하는행위를 금지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다만, 회사가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거나 정당한 대가를 받고 사업기회를제공한 경우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대기업들의 '통행세 관행'에 대해서도 두 가지 세부유형 기준을 정해규제키로 했다.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거래단계에 추가하거나 거쳐서 거래하도록 하는 경우, 다른 사업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이 상당히 유리함에도 역할에 비해 과도한 대가를 지급하는 경우 등 2가지가 통행세 관행으로 규제된다.
공정위는 이밖에 대기업이 우호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대기업 계열편입을 3년간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제도악용을 피하기 위해 대기업이 지배력을 확장하는 등의 경우에는 계열편입 유예조치를 취소할 수 있는 보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공정위는 11월 11일까지 입법예고기간을 거쳐 개정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 전까지 시행령 개정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입법예고에 앞서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침으로써 정상적인 기업활동에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부당한 행위는 실효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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