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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하지만 경기회복세"…금리 석달 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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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하반기 경기반등 자신…동결행진 장기화 예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현수준(연 2.50%)에서 동결한 것은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띠고 있다는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래 석 달 연속 동결이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예상 경로를 따라 회복하고, 특별한 대외악재가 덮치지 않는 한 한은의 동결행진이 다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하반기 경기 회복 예상…금리 조정 불필요 시장은 이미 이달 금리결정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말 채권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전원이 이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전문가들이) 2분기 성장률 호조와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 금리 상승유인이 존재하지만, 중국 경기둔화와 내수부진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어 금리가 현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1.1%를 기록했다. 이는9분기만에 0%대의 저성장을 탈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이달 초 내놓은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광공업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가 개선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처음으로 회복세를 언급했다.

기준금리의 첫 번째 고려요소인 물가는 여전히 하향 안정세다. 7월 물가상승률은 1.4%로 전월(1.0%)보다 확대했지만, 상승률은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도 환율과 금리는 큰 요동이 없었다. 여기엔 상반기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297억7천만달러)가 한몫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어느 정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외여건도 양호하다. 미국 경제는 2분기 성장률 속보치(전기비연율 1.7%)가 예상을 웃돌았고, 7월 소비심리는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경제 경착륙 우려가 있지만, 신용경색 위험은 완화하는 모습이다. 한은과 가장 가까운 금리 추이를 보이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금리를 동결했다.

투자은행들은 하반기에도 한국 경제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골드만삭스는 5일 "3분기 중 원화가치는 주요신흥국 통화보다 변동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하반기 선진국에 대한 수출회복과 민간소비·설비투자 개선에 힘입어 민간주도의 경제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앞으로 인상 가능성 있지만…당분간은 동결할 듯 일각에선 경기 회복을 단언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표적이다.

KDI는 경제동향 8월호에서 "아직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라며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1.1%를 기록했으나 정부소비가 기여한 결과로 추세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대외여건도 예상대로 움직일지 장담할 수 없다. SC은행 윤은혜 이코노미스트는"중국의 경제둔화와 미국의 출구전략 등이 국내 경기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4분기 중 금리 인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상당수 전문가는 앞으로 기준금리의 향방은 인상 쪽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정부가 하반기 3%대 중반의 성장률을 자신하는데다, 미국의 출구전략이시작되면 외자유출을 막고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브라질, 인도, 터키,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은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한국이 이를 따라가기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란 설명이다. 이들 신흥국보단 한국의 성장세, 경상흑자 등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도 단기간 내 금리 인상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금통위원은 "한국의 가계부채, 신용차별화 문제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이 금융경색의 현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출구전략 속도가 너무 빠르면 경착륙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세계경제는 앞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추구할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도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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