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증가율 수정 및 세부 사항 추가>>한은 "경기 회복세" VS 일부 전문가 "실현 의문"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벌써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한은이 오는 10월 수정 전망 때 성장률을 다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단도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경기둔화,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대외 악재가 불안한데다가 내수 역시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첫 상향조정 한은이 새로 내놓은 올해 성장률 2.8%는 지난 4월 전망(2.6%) 때와 비교해 유가하락(0.1%포인트), 추경과 기준금리 인하(0.2%포인트), 세계 경제의 회복세 둔화(-0.1%포인트) 등 변동 요인을 반영해 나온 것이다.
신 운 한은 조사국장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종전에는 3.3%로 전제했지만 이번에는 3.2%로 낮췄다"면서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봐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고설명했다.
경제 분야별로는 건설투자 증가율을 종전 2.7%에서 4.5%로 대거 높였다.
이에 비해 민간소비(2.5%→2.1%), 설비투자(2.3%→1.8%) 등 증가율 전망치는 내렸다.
신 국장은 "상품 수출(5.2%→5.1%)보다 상품 수입(3.7%→3.2%)의 하향 조정폭이더 클 것으로 예상돼 순수출 증가로 인한 성장 효과가 있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성장 기여도도 커졌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종전 330억달러에서 530억달러로 전망치를 높였다. 전망대로라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2.8%의 성장 중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5%포인트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013년 성장률 전망으로는 이번에 처음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은은 2011년 12월과 작년 4월에 2013년 한국 경제가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3.8%(작년 7월)→3.2%(작년 10월)로 낮아지더니 올해 들어선 2.8%(1월)→2.6%(4월)로 추락했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가 정부가 최근 내놓은 2.7%보다 높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도 "안이하다"는 지적이 이미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정혜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올해는 미국 경기가 개선되고 정부의 추경 효과도 하반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을 잘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 "국내 경기 회복세 지속" 한은의 이번 경제 전망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리라는 예측에 근거한 것이다.
한마디로 하향 요인보다 상향 요인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중국의 경기둔화 등 하방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개선과 함께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1분기 0.8%를 기록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2분기에는 더 높아지고올해 하반기부터는 1%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올해 국내소득(GDI) 증가율은 GDP 성장률보다 높은 2.9%에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무려 4.0%다.
실제 성장률이 성장 잠재력에 미치지 못해 발생해온 마이너스 GDP갭도 작년 4분기부터 좁혀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 운 국장은 "2015년 무렵에는 마이너스 GDP갭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종전의 28만명을 32만명으로 올렸다.
소비자 물가(2.3%→1.7%)는 하향 조정했다.
김준일 부총재보는 "수요 압력의 변경 때문이 아니라 유가와 농산물 등이 이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회복 속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다시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를 맞추려면 하반기에 3.7% 수준의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내수는 침체를 못 벗어나고 있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전기대비 -0.4%)은 4년 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9%나 줄었다. 광공업생산 역시 1.7% 후퇴했다.
가계부채는 1천조에 이른다. 글로벌 금리 상승에 맞물린 국내 시장금리 동반상승으로 가계의 부채부담은 갈수록 가중되는 상황이다.
수출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제1의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부터는 엔화가치 절하(엔저)에 따른 한국 수출 타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9일(현지시간) 세계경제성장률을 3.3%에서 3.1%로 하향했다. 세계성장률이 떨어지면 한국의 수출 역시 줄어든다. 실제로 외국계 투자은행 RBS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도0.95%포인트 동반하락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 예상치인) 2.7%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국내경제가 전년 동기대비 3.7% 안팎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이는 기저효과를 고려해도다소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경제전망에 대한 불신도 감지된다.
이정준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정부의 2.7%이란 것도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시장이 신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은혜 SC은행 이코노미스트도 "2분기 수출과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회복속도는 정부나 한은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며 "올해 한국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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