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사, 해외 외화자금조달에 차질 속출정부, 모니터링 강화·국제공조에 총력 기울이기로 (세종=연합뉴스) 정책ㆍ금융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핵심 위험요인으로 등장했다.
채권금리가 치솟자 국내 기업과 금융사는 외화채권발행을 잇달아 연기하는 등해외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과 수출 악화, 내수 심리 위축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정부는 금융불안을 하반기 경제운용에 있어 중요한 위험변수로 보고 대응태세를강화하는 한편 내달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국제공조를통한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6일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행과 일본 아베노믹스의성패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하반기 경제 운용의 매우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의 금융불안으로 당장 위기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단기 대책보다는 국내 외환 흐름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미세조정으로 시장충격을 완화하는데 정책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국제공조를 통한 사태해결에는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7월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한국의 의견을 전달하고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도적으로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불안의 악영향은 이미 시작됐다.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값이 떨어지자 수출입은행은 호주 금융시장에서 3억달러 이상의 캥거루 본드를 발행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의 대기업이나 공기업들도 이달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했다가 보류했다.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계획했던정부는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과 달리국내에서의 외화자금 유출폭이 적다는 점이다.
5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천281억 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15개월째 이어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35%에 그친다.
아직 불안이 금융시장에 머물지만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가시화되고 미국의 출구전략 등이 금융불안을 증폭시키면서 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4·1부동산종합대책, 투자활성화 대책,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통해 경기흐름을 '회복'으로 돌려놓으려는 새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경기 회복 모멘텀은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심각하지 않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에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와 통화스와프 체결 등을 점검하고 국제 정책공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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