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락스타', `강만수 소매금융' 등 폐기 불가피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잇따라 바뀌면서 국내 금융그룹들의 경영전략도 대대적인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기 회장들은 금융그룹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기존 사업을 재검토해 적자를 내는 사업이나 미래 전략과 맞지 않는 사업들은 대폭적인 축소나 폐기에 나설방침이다.
◇ KB, `어윤대 프로젝트' 없앤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어윤대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학생 전용 점포인 `락(樂)스타' 지점 축소를 위한 현황 파악에 착수키로 했다.
`젊은 KB국민은행'의 이미지를 전파하고 대학생 고객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2011년부터 지금껏 대학가 주변에 개설한 락스타 지점은 43개에 달한다.
하지만 대학가 상권의 권리금이 비싼데다 고객 대다수가 돈이 별로 없는 대학생이어서 수익은 커녕 지점마다 매해 수억원씩 적자만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KB히든스타 500'의 지원 규모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 회장의 또다른 야심적 프로젝트인 `해외 우수인재 채용'은 이미 축소 작업에들어갔다.
KB금융의 글로벌화를 촉진한다는 명분 아래 2011년 100명, 지난해 92명의 해외대학 졸업자를 채용했으나, 올해는 그 규모를 46명으로 줄였다.
국내 대학 졸업자의 취업난도 심각한데 부유층 자제가 많은 해외대학 졸업자를굳이 채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KB금융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다.
2011년과 지난해 KB금융의 해외인재 채용은 국내 채용보다 더 많거나 비슷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
더구나 KB금융의 해외 진출이 중국, 인도, 캄보디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미국, 유럽 등의 대학 졸업자를 채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수익성 제고라는 원칙에 맞지 않는 사업들은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 우리 "몸집 키우기 No"…내실경영 전환 우리금융[053000]은 이팔성 회장이 추진해 온 '외연 확대' 전략을 이순우 회장내정자의 취임 이후 '내실 다지기'로 전환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기업 가치를 높여 매력 있는 매물로 만들어야 민영화 때 `제값'을받을 수 있다는 게 이 내정자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당초 올해 경영전략으로 년 글로벌 50위, 아시아 10위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해외 현지 금융기관과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내정자의 취임과 함께 이런 목표는 잠정 보류된 상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룹의 확장 쪽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현재 그룹의 실적이 매우 안 좋다는 점도 감안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LA한미은행 인수다.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보인 이 사업은 최근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등급 상승으로 재추진이 가능해졌지만, 이 내정자의 취임 이후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 금융기관인 금호종금[010050]을 인수하는 작업도 재검토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이번 주에 금호종금의 인수 절차인 실권주 청약이 마감되지만, 우리금융내부에선 인수에 그리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산은, `강만수 소매금융' 이제는 뒷전 산은금융지주도 강만수 전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다이렉트뱅킹 등 소매금융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강 전 회장 체제의 산은은 개인금융 기반 확충을 경영의 제일 목표로 내걸고 역마진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고금리 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 결과 산은의 개인 예수금은 현재 16조4천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 체재로 바뀌면서 개인고객을 유인하기위한 고금리 상품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불과 0.25% 포인트 내리는 동안 산은의 수시입출금 상품인 `Hi어카운트' 금리는 연 3.25%에서 2.25%로 뚝 떨어졌다. `Hi정기예금' 금리도 연 3.8%에서 2.95%로 대폭 인하됐다.
산은 관계자는 "소매금융을 인위적으로 확 줄이지는 못 하겠지만, 회장이 바뀐이상 정책의 기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은의 원화 자금조달에서 개인 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0%에서 차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새 회장들이 취임한 이상 기존 사업들의 재검토는 당연한 것"이라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사업이나 차기 회장의 미래 전략과 부합하지않는 사업들이 그 1차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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