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수 주주가치 고려해 결정"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KB금융[105560]을 리딩뱅크의 지위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5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의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된 후 전화 인터뷰에서 임영록 사장은 `리딩뱅크'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이는 2001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직후 독보적인 리딩뱅크 지위를 차지했던 국민은행이 점차 다른 은행들에 밀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자산 규모 면에서는 우리금융에, 수익성 면에서는 신한금융에 열세를면치 못하고 있다.
임 내정자는 직원 1인당 수익성을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은행의 직원 수가 다른 은행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 등이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며 "무엇보다 직원 1인당 수익을 높여 은행 전체의 수익을 끌어올리는 일이 급선무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내실을 다지는 일은 우리금융[053000] 인수 못지않게 시급히 해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 내정자는 이날 회추위 면접에서 "국민은행의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 리딩뱅크의 위상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등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등에서도 정부의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일은 없을것"이라며 "무엇보다 주주가치와 회사의 비전을 고려해 이사회와 충분한 논의 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은행 부문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KB금융이 우리은행 인수로수익성이 더 악하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관료 출신인 그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은 `관치금융' 아니냐는 지적에는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임 내정자는 "2010년부터 3년 동안 KB금융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룹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관료 출신이라는 점만 부각시킨다면 타당하지 않을 것"이라고지적했다.
그는 행정고시 20회로 재정경제원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정책국장, 제2차관 등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당면 과제인 노조와의 화해는 대화와 소통으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자진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임 사장의 내정을 `관치금융'으로 규정, 반대투쟁을 천명하고이날 KB금융 명동 본사 1층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 내정자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노조를 만나고 대화와 소통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그동안 쌓인 오해도 풀리고 KB금융 경영에서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의 차기회장 내정에는 오랜 경제관료 생활을 한 그가 우리금융 인수 등에 필요한 `관'과의 소통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있는 것으로보인다.
KB금융 회추위 고승의 의장은 "임 사장의 전문성과 경험을 높이 사고 그가 제시한 비전에 공감해 만장일치로 선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료 경험을 지녀 대외교섭능력에 뛰어날 것이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KB금융 회추위를 이루는 9명의 사외이사는 이날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임 사장를차기회장 후보로 선출했다.
임 내정자는 "그동안 공직에서 경험하고 배운 금융 정책에다 실무 경험까지 곁들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며 "감사드리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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