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당국이 수요창출에 나섰다. '금리구조를 다양화하라'고 은행에 주문한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이르면 7월부터 '고정금리' 재형저축을 내놓는다. 다른 은행들도 현재 검토 중이다.
◇ 고정금리 재형저축 나오는 이유는 지난 3월6일 16개 시중은행이 앞다퉈 출시했던 재형저축은 하루 만에 30만 계좌가 팔렸다. 은행엔 200억원이 몰렸다. 고객확보 경쟁도 치열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에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제동을 걸 정도였다.
3월 한 달만 130만6천345계좌(해지구좌 미포함)가 나갔다. 그러나 누적 판매량은 4월 161만3천765계좌(〃)로 주춤하더니, 5월 165만3천553계좌로 제자리걸음 했다.
한 은행 영업점 직원은 "정기적으로 붓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계좌를 굳이 해지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사실상 4월 이후로 신규가입이 정체상태란 얘기다.
재형저축은 애초 당국 주도로 부활했다. '서민의 재산형성을 돕는다'는 이유에서다. 4%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데다 만기 7년 중 3년의 고정금리를 보장했다.
은행으로서는 금리변동 리스크가 컸다. 가령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5월, 2.75%→2.50%) 재형저축의 금리는 출시 당시 그대로다. 사실상 정부 발(發) 상품인 만큼 금리엔 손을 못 댔다. 손해를 보는 만큼 은행의 판매 유인은 떨어졌다.
열기가 식는 데에는 소비자의 변심도 한몫했다. 재형저축은 중도해지하면 세금감면도 못 받고 이자율도 기본금리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이율이 1~2%대에 불과해 다른 예금상품보다도 오히려 열등하다.
마찬가지로 3년 안에 금리수준이 올라갈 위험도 있다. 예금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국 관계자는 "(소비자선택권 관점에서 당국으로선) 다양한 상품이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고정금리 재형저축, 서민 재산형성 도움될까 고정금리 재형저축이 나오면 금리는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3%대 초반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7년이라는 기간에 금리가 오르내릴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재형저축 금리는 4%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7년 내내 고정금리가 아니라, 3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나머지 4년은 그 시점에서 알맞은 고정금리를 다시 적용하는 상품도 검토된다.
출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부 은행은 최저금리 수준을 보장하는 상품을연구 중이다. 이 역시 당국이 주문한 '다양한 상품'에 해당한다. 다만, 이 경우 이율은 '초저금리'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장기고정금리 상품이 재형저축의 목표인 '서민 재산형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위원은 "고정금리 상품이 출시되면 좀 더 나을 수있지만 재형저축만으론 부족하다."며 "외국처럼 서민이 저축하면 일정 비율을 비례해 국가·민간재원으로 적립해주는 '매칭펀드'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재산 형성에 중요한 것은 새 저축상품이 아니라 소득개선이란 분석도 있다.
한 취업정보 회사가 4월 직장인 434명을 조사한 결과 연봉이 3천만원대 응답자의 재형저축 가입률은 42.9%, 4천만원대는 40.5%였지만 2천만원 이하는 17.8%에 그쳤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재형저축으로 가계의 저축 유인을 높일 수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가계 소득을 높이는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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