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중앙회장에 권한 집중"…최원병 회장과 불화說"미숙한 전산사고 대응, 부진한 실적에 책임졌다" 해석도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5일 돌연사의를 밝힌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일단 유력하게 제기되는 이유는 금융지주와 대주주인 중앙회의 갈등이 표면화된게 아니냐는 것이다. 신 회장과 최원병 중앙회장의 개인적인 불화설마저 나온다.
이런 해석과 달리 금융지주사 회장으로서 전산사고에 미숙하게 대응하고 부진한실적을 낸 데 따른 책임을 진 데 불과하다는 관측도 있다.
신 회장의 사의 표명이 향후 금융권 인사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사퇴 배경 해석 분분…내부 갈등설 부상 신 회장의 이날 사퇴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오전에 보고하기 위해 신 회장을만난 임원들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을 정도다.
그러더니 신 회장은 점심 때 직전 임원들을 불러 자신이 직접 쓴 사퇴 보도자료를 보여주면서 "문제가 있느냐"고 물어봤다. 깜짝 놀란 임원들이 만류했지만, 이미뜻을 굳힌 뒤였다고 한다.
그가 보도자료를 통해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공언한'자체 재신임'이다. 임기는 2년이지만 1년이 지나 회장직을 계속 수행할지를 정하기로 했고,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이 와중에 떠오른 이유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의 갈등설이다.
실제로 신 회장은 임원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이 있고, (나는)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한계가 있다"고불만을 털어놨다고 이 자리에 참석했던 고위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말만 금융지주 회장이지 인사와 예산에 관한 권한이 거의없어 신 회장의 실망감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금껏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졌던 다른 금융지주사 회장과 달리 대주주인 중앙회와 선출직인 최 회장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지배구조에서 이런 갈등이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과 최 회장의 갈등설로 모든 원인이 귀결되지는 않는다는 반대 견해도있다. 그가 취임한 이후 대규모 전산사고가 또 터진데다 금융지주 출범 첫해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도의적 책임'을 졌다는 해석이다.
그는 이날 임원들에게 "STX 구조조정 등으로 그룹의 실적도 안 좋다"며 "4월에는 조금 개선됐지만 3월까지는 매우 나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무언의 압박을 느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금융지주 회장 줄사퇴…차기 인선 본격화 이날 신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됐던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물러나게 됐다.
Ɗ대 천왕'의 한 명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에 사퇴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인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그 뒤를 이었다.
내년 3월까지 임기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중순에 사의를 표명했고,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오는 7월 임기 만료 후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초 사퇴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맨'으로 불리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물러나면서 차기 회장 선임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후보 신청자 12명 중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김준호 우리금융 부사장 등 3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세간에선 이 행장과 이 위원장의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는 관측이 많다.
KB금융 회추위도 `경영진 승계 프로그램'과 외부 헤드헌팅 업체 추천 등으로 이달 중 후보군을 확정, 내달 중순까지 차기 회장을 내정키로 했다.
농협금융도 신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조만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금융공기업 수장들도 '좌불안석'이다. 새 정부가 '기강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물갈이에 착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금융권에선 당장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교체대상에 올랐다. 신보는 오는 22일 정기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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