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의 하락(엔·달러 환율 상승)은 서울외환시장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종의 저지선으로 일컬어지던 '달러당 100엔'과 颼엔당 1,100원'이 최근 잇따라 깨짐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에 변화가 생기고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엔·달러 상승세는 이미 일본이 지난해 11월 엔화를 무제한 방출하는 '아베노믹스'를 공언한 이후 꾸준히 진행됐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15일 달러당 81.17엔(뉴욕 종가 기준)에서 아베노믹스 공표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 마침내 100엔을 뚫었다.
100엔 돌파는 본격적인 '엔저(円低)'의 신호가 될 수 있는 만큼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저항선인 100엔이 뚫린 만큼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가가팔라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급변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는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다. 일본이 엔화가치 하락으로 자국 수출품의 경쟁력을 회복하면 일본 제품과 경합하는 우리나라 수출품은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런 우려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이어져 외국인 자금의 이탈과 원화 매도로 나타나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실제로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10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급락(원·달러 환율이 급등), 달러당 1,100원을 넘어섰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엔저에 따라 국내 수출업체에 비상이 걸리면서 어제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 자금의 동향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도 "일단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주목받으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이런 원화 약세를 어디까지 용인할지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정부로선 원화가치 하락을 수출 경쟁력에 긍정적 요인으로 여길 수 있지만, 급락세로 비화하면 오히려 국내 경제의 신인도 등에 주는 악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할 수도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엔화가치 하락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있다.
대표적인 게 일본에서 저금리로 돈을 조달해 국내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Yen-Carry)' 거래의 부활이다.
엔화를 달러화로 바꾸고, 이를 다시 국내에서 원화로 바꾸는 엔 캐리 거래가 증가하면 원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 엔·달러 환율 상승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처럼 강도 높은 수준은 아니겠지만엔 캐리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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