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대출 증가의 배경을 추가하고 이와 관련한 금융연구원의 보고서와 최수현 금감원장의 언급을 추가.>>회수가망 없는 '추정손실' 25.1% 늘어…"용산사업·STX 영향"
올해 들어 은행권에 부실대출이 2조원 새로 쌓였다.
용산개발 사업 좌초에 STX를 비롯한 대기업의 잇따른 부실과 가계대출 연체에서비롯한 결과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국민·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시중은행의부실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현재 13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이들 6개은행의 부실대출 잔액 11조6천억원보다 1조5천억원(12.9%)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의 대출규모는 전체 은행권의 75~80%를 차지한다. 은행권 전체로는 약2조원의 대출이 부실해진 셈이다.
부실 대출은 회수 가능성에 따라 채권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는 '고정', 채권회수에 심각한 어려움이 발생한 '회수의문',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고 확정된 '추정손실' 등 3단계로 분류된다.
고정으로 분류된 대출은 7조1천억원에서 8조원으로 9천억원(11.7%) 늘었다. 회수의문 대출은 2조3천억원에서 2조4천억원으로 1천억원(6.4%) 증가했다.
건전성 분류 단계의 가장 밑에 있는 추정손실, 즉 회수할 가망이 전혀 없는 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2조1천억원에서 지난 3월 말 2조7천억원으로 3개월 새 6천억원(25.1%)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STX 그룹을 비롯한 대기업 여신에서 큰 손실을 본 데다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난 탓에 부실 대출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용산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끝에 좌초하는 바람에 기업여신의 신규 부실이 늘었다"며 "올해 은행권의 최대 화두는 부실 증가에 대비한 자본적정성 관리"라고 말했다.
부실 대출에 대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기업대출의 경우 고정은대출금의 20%, 회수의문은 50%, 추정손실은 100%가 최저 적립 비율이다.
앞으로도 부실 대출이 쌓여 은행들이 하나 둘 손실을 내기 시작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하락하고 대출 가능 재원이 줄어드는 '신용경색'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금융위기 때는 은행들의 부실이 급증해 BIS 비율이 하락하자 대출 재원을늘리려고 정부 주도로 3조9천560억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한 사례도있다.
금융연구원은 '금융산업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올해 2분기에도 건설업과 해상운송업 등에서 신규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가 겹쳐 대출 부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정기신용위험 평가에서 조선·해운·건설업을 중심으로 30여개 정도의 대기업을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할 것으로 보여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판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대규모 매각·상각 등의 방식으로 부실채권을 털어내도록 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날 국방대학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들이 부실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과도한 배당도 자제토록 하겠다"며 "기업 구조조정이 은행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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