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기 지지부진했던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의 판매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가입 요건이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서민'을 우대한다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고령자와 노점상, 30대 초반의 영세자영업자가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깐깐한' 가입 요건 완화하니 '인기 몰이'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민우대 자동차 보험은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 3천424건이 팔려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은 보험료를 일반 자동차 보험료보다 많게는 17%까지 깎아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가입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만 35세이상·연소득 4천만원 이하·만 20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는 사람이다.
갖고 있는 자동차 또한 배기량이 1천600cc 미만 승용차이거나 1톤 이하 화물차여야 했고 등록일도 10년이 넘어야 했다.
보험사들이 크게 홍보활동을 하지 않은 것도 판매 부진의 또 다른 이유다. 할인율이 커서 보험료를 대폭 깎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판매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보험사는 물론 고객들의 호응도 얻기가 어려워지자 금감원은 지난해 4월가입 조건을 일부 완화했다.
가입 요건 중 연령은 만 30세로 낮췄다. 차종 또한 1.5톤 이하 화물자동차로 완화하고 등록일도 5년이 지나면 가입할 수 있게 했다.
또 기명피보험자가 65세 이상이면 소득증명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가입 절차를 간소화했다.
개별 보험사가 아니라 손해보험업계 공동으로 지하철이나 버스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 고객들의 눈길을 끌도록 했다.
그러자 2012회계연도 들어서는 가입 건수가 6만2천325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고령자·노점상 등 취약계층에 혜택 한결 가입하기 쉬워진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으로 혜택을 본 고객층은 소형 화물트럭에 물건을 실어다 팔며 생계를 꾸리는 젊은 영세 자영업자다.
50~60대 고령층보다는 30대 청년층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다보험에 가입하면서 관련 조건이나 할인율을 꼼꼼하게 따져보기 때문이다.
자동차 등록 경과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대폭 줄인 것도 영세 자영업자들의가입을 늘리는데 효과가 컸던 것으로 금감원은 해석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가입도 활발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65세 이상이고 연소득 2천만원 이하인 경우 부양자녀 요건을적용받지 않도록 한 것이 굉장히 큰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혜택을 받는 가입자는 잠재 수요인 90만명에 한참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앞으로도 판매 추이를 지켜보며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의 성장세가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판매실적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정체되는 조짐이 보이면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제도상의 문제라면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개선을 추진할 것이고, 보험사의 판매가 소극적인 것이 이유라면 그쪽 방향의 대응책을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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