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금통위 앞두고 김중수 총재 `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과거에도 회의 참석 후엔 정부와 `금리공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외부의 압력에 꿋꿋하게 맞서며 `독립성'을 강조하던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내부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준금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권한이라며 `외부 불간섭'을 외치던 목소리는 잠잠해지고,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한은도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내비치는 모습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5일 낮 청와대에서 열리는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별칭 서별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별관회의는 주요 경제 및 금융현안을 논의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비공식, 비공개회의다.
이날 회의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해 김중수 한국은행총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들어 김중수 총재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24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회의가 열렸으나 당시엔 김 총재가 국외 출장중이었다.
이날 회의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12조+α원'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면서 정책공조 차원에서 한은 측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시점에서 열려 주목된다.
미묘한 시점에 김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참석한 것 자체가 모종의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발언을 해왔다. 경기가 당초 예상했던 대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얼마전에는 저금리기조 장기화에 따른 `버블(거품)문제'를 지적하기도 해 오는 11일 4월 금통위에서금리인하는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기준금리는 금통위에서 결정하는 것인 만큼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부양을 효율적으로 극대화하는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기준금리 인하 문제도 언급돼 정부와 한은 간에 입장이조율될 가능성은 있다.
현오석 부총리나 조원동 수석이 김 총재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직접적으로 요구하거나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 금리인하 문제와 관련된 자신들의 발언이 한은에 대한 압박으로 비쳐진 데 대해 해명하고 양해를 구하며 한은의 정책 공조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도 한은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참석하고 통화정책에 변화를 준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해 7월이다. 당시 김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다녀온 이틀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3.25%→3.00%)했다. 누구도 예상치못했던 결정이었다. 물론 김 총재는 "(서별관회의에서) 금리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성장의 'ㄱ'자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2008년 10월에도 금통위를 이틀 앞두고 서별관회의가 긴급소집됐다. 이성태 전총재가 참석했고 같은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2004년 11월 금통위 직전 열렸던 서별관회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승 전 총재가 참석했고 한은은전격적인 콜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김 총재는 지난 2일 저녁에도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등과 회동해 여러 추측을 낳았다.
김 총재의 서별관 회의 참석만으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라는 외부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효과는 금리인하보다 떨어지지만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 이외에 총액한도대출을늘리거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bingso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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