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저서에서 "금융지주, 산업체 소유해야" 금산통합 주장'청와대 낙하산' 지적 속 朴 대통령 정책과는 정반대 견해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금산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강화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홍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비난과 더불어 그의 과거 금융관(觀)이 현 정부의 정책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내정자는 지난 2008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펴낸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저서에 '금산분리 원칙의 재조명'을 주제로 글을 실었다.
홍 내정자는 금산 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고 정면 비판했다. "금산 분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우대하는 불공평한 제도"라면서 "계속 금산 분리 원칙을고집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조속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역설한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 등 우리 산업자본(재벌)이 적당한투자 기회를 찾지 못해 수십조원에 이르는 잉여자금을 쌓아놓은 가운데 금산 분리로인해 상당수 우리나라 은행(스탠다드차타드·한국씨티 등)이 외국인 소유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금산 분리의 긍정적 효과로는 "재벌이 계열 금융회사 고객의 자금으로 영향력을확대하는 것은 힘들게 됐다"며 "재벌그룹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스템전체가 붕괴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이마저도 "은행 간 대출경쟁이 심해졌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감소했다"며 금산 분리를 폐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단정했다.
홍 내정자는 나아가 "기업투자의 애로를 없애려면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체 소유금지 조항도 일정부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업 대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산은지주가 채권자가 아닌 기업체 주인으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도 연결될수 있다.
그는 "은행법의 비금융주력자 범위를 좁혀 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사모펀드 등 간접투자를 통해 복수의 산업자본이 전략적 제휴에 의해 일정한 지분 내에서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있다"고 제안했다.
홍 내정자는 인수위 시절에도 돌발 행동과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1월 "조용히 사무실에 들어가려는데, 아는 기자가 아는 체하려고 하기에 조용히 하라는 뜻에서 '셧업(shut up·입 다물라)'이라고 말한 게 이상하게 기사화돼 기자들이 무섭다"고 언론에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왜 금융선진화인가' 집필에 참여해 '정부 소유 금융기관의 민영화와 역할재조정'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 선우석호 홍익대학교 교수는 현 정부가 폐기한 산은민영화를 주창했다.
그는 "현재 산업은행의 설립목적인 중장기 산업자금의 공급·관리 기능은 대부분 시장에서 대체됐다"고 주장했다.
선우 교수는 "산은 구조조정은 '시장 실패'가 확실시되는 정책금융 영역과 나머지 영역으로 나눠 전자는 100% 전액 정부출자 은행으로 나머지는 철저한 상업적 금융기관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홍 내정자와 선우 교수의 저술과 관련해 "각자 교수 신분으로서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차원으로 이해한다"며 "현 정부의 금융정책에는 영향이 없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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