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낮췄지만 성과급 지급률 높여 실제 연봉 차이 없어감사원 "금융위 경영평가 허술 탓"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기본급을 줄이려는 정부방침에도 금융위원회가 경영평가를 허술하게 한 탓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행장의전체 연봉은 거의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감사원에 따르면 산은·수은 행장의 성과급 지급률은 2008년 각 69%에서지난해 200%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성과급 지급률은 기본연봉 대비 성과급의 비율을의미한다.
이들 기관장의 성과급 지급률이 크게 오른 것은 2008년에서 2009년 사이다. 금융위가 성과급 책정의 바탕이 되는 경영평가를 소홀히 한 탓이었다.
경영평가의 한 부분인 `금융리스크 관리' 평가에서 금융위는 이들 기관의 목표치를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원화유동성 90% 이상 등으로매년 동일하게 잡았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만 수은이 자기자본비율이 8.7%를 기록했을뿐 이들 기관은 지난 4년간 매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변별력이 없는 지표를 경영평가에 사용한 것이다.
금융위는 `이익목표 달성도' 평가에서 기관이 제출한 내년도 목표치를 제대로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확정하기도 했다.
산은은 2009년 이익 목표치를 제출하면서 경영평가 지침과는 달리 지분법 적용대상 기업의 예상 적자(6천650억원)를 반영하고 대손충당금(1천200억원) 적립 후 이익을 기준으로 목표치를 설정했다.
경영평가 지침은 지분법 손익은 제외하고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기준으로 목표치를 잡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별다른 검토를 하지 않고 산은이 정상보다 7천850억원이나 낮게 잡은 목표치를 소폭 조정하기만 했다. 결국 산은은 그해 이익목표 달성도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2010년 평가에서는 산은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목표량을 2008년에 달성한수준에도 못 미치는 10조원으로 제출하자 아무런 이견 없이 승인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기본급은 차관 연봉의 150%로 인하됐다. 성과급은 금융위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기본연봉의 최대 200%를 지급하도록 했다.
허술하게 이뤄진 금융위의 경영평가 탓에 산은·수은 행장의 성과급 지급률은 2009년 이후 매년 180%∼200%를 기록했다.
2008년 2억6천200만원이던 산은 행장의 성과급은 지난해 3억3천100만원이 됐고수은 행장 성과급도 2억4천100만원에서 지난해 2억6천100만원으로 각각 6천900만원,2천만원이 올랐다.
이 때문에 기본급이 큰 폭으로 줄어도 이들 기관장의 전체 연봉은 거의 비슷한수준을 유지했다.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기본급을 줄여온 정부 방침이 무색해진 것이다.
산은 행장의 기본연봉은 2008년 2억4천800만원에서 지난해 1억7천600만원으로줄었지만 성과급을 더하면 실제 연봉은 2008년 5억1천만원, 지난해 5억700만원으로큰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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