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평위서 발언…"거취 정해야" vs "더 뛰겠다는 취지"쌍용건설[012650] 부도위기 책임 공방, 회장 진퇴 논란으로 확산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이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면서 크게 후회한다는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발언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쌍용건설 측은 "회사를 살리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의 부도 위기를 놓고 벌어진 책임 공방이 김 회장의 진퇴를둘러싼 논란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쌍용건설 경영평가위원회(경평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23일 경평위 회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 등을 조금 더 살펴보고 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심하다"며 "경영 악화에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에는 쌍용건설의 최대주주 자격으로 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와 교수3명 등 4명의 경평위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김 회장의 발언을 직접 듣고 기록도 남겼다.
경평위는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회의에서 쌍용건설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김 회장의 해임이 적절하다고 판단, 해임 권고를 의결했다고 이 관계자는전했다.
다만, 쌍용건설 매각과 유상증자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잠시 유보했다가,캠코가 쌍용건설 지분을 보유한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정부에 넘기기 직전인 지난 21일 쌍용건설 측에 해임 권고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경평위 관계자는 "경평위가 객관적인 평가지표에 근거해 두 차례나 김 회장을해임해야 한다고 의결한 데다 김 회장 자신이 책임을 인정한 만큼 자리에 연연하지않는 게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경평위의 해임 권고는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쌍용건설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쌍용건설 측은 "김 회장의 발언은 과거 회사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 때 오너 2세의 지위를 버리고 '백의종군'했던 것처럼 회사를 구하기 위해 더열심히 뛰겠다는 책임 의식을 보인 것"이라고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후회막심' 언급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랭한 가운데 모기업이나 외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 쌍용건설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김 회장 자신이 더 노력했다면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었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국외 사업의 비중이 큰 쌍용건설은 외국에서 폭넓은 정보망을 구축하고 두터운 신뢰를 얻는 김 회장의 존재가 절대적이다"며 김 회장의 진퇴를둘러싼 논란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김 회장을 내쫓으면 향후 쌍용건설이 위기를 극복하고 유상증자나 매각을재추진할 때 매력이 반감된다"며 "경영 악화의 책임은 3명의 등기이사 가운데 김 회장을 제외한 2명이 사임한 것으로 충분히 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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