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심사 거쳐 과장ㆍ차장으로 각각 승진
하나은행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승진 혜택을 부여했다.
보훈대상자를 채용 때 우대하는 것은 관행이지만 승진 심사에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 이 제도가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1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달 진행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인행원급 직원 1명이 책임자급(과장)으로, 책임자급 직원 1명이 관리자(차장)급으로승진했다.
하나은행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애국지사'의 손자녀를 일반 직원과 별도로 심사해 승진 대상자를 가렸다.
애국지사는 일제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14일까지 항일운동을 한 이들가운데 건국훈장이나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람을 지칭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 우대를 했지만 승진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별도심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례가 많아 이들을 예우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승진자 가운데 1명은 항일학생결사단 `건아단'에 참가해 농민 계몽 운동을 한공로를 인정받아 1980년 대통령표창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유공자의손자다.
다른 1명은 조부와 증조부, 고조부 등 3대가 의병활동이나 상하이 임시정부 활동을 한 점을 공로로 건국훈장 국민장과 건국훈장 독립장 등을 받았다.
은행 측은 "독립유공자 유족인 직원이 많지 않아 인사 때마다 따로 심사하지는않겠지만 앞으로도 상황을 봐서 별도 심사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는 3대가 패가망신한다는 독립유공자 유족을 우대한 이번 조치를 민족정기 확립과 사회적 공헌이라는 차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반론도있다.
경쟁이 치열한 승진 과정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는다면다른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런 현상을 우려한 듯 승진심사 때 독립운동가 자손을 우대하지 않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는 "승진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업무능력을 평가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업무성과를 기준으로 인사를 해야 승진하지 못한 직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인사의 형평성과 객관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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