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막아 치료하는 색전재 개발
'이지겔 S 플러스' 점유율 80%
[ 임유 기자 ]
“엔게인은 재료 기반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체내에 삽입할 수 있는 혈관용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재료 기반의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은 흔치 않죠.”
고영국 엔게인 대표(사진)는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화학 재료 제조 기술을 활용해 색전재를 출시했고 의료용접착제, 하지정맥류 치료기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서던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뒤 삼성, LG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회사를 세운 뒤 혈당 측정 기기를 개발하다가 2014년 전략을 바꿔 국내에서는 아직 발달하지 않은 혈관용 치료재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가 2016년 출시한 색전재 ‘이지겔 S 플러스’는 출시 3년 만에 전국의 종합병원에서 점유율 80%를 달성했다. 고 대표는 “국내에 종합병원 100여 개가 있는데 현재 서울의 주요 5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79개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색전술은 간암, 자궁근종 등 질환 발병 시 생겨나는 혈관을 막아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엔게인은 인체 안에서 잘 분해되는 천연 고분자 단백질인 젤라틴을 자체 가공해 혈관의 직경에 맞는 다양한 크기의 색전재를 개발했다.
또 바이알에 담겨 있는 기존 제품과 달리 시린지(주사기) 안에 색전재를 담아 더 간편하고 깔끔하게 조영제 등과 섞을 수 있어 의료진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기존 제품은 분해 시간이 들쭉날쭉한 데 반해 이지겔은 일정해 의사들이 계획적으로 시술할 수 있다”고 했다.
의료용 접착제 ‘이지글루 엘라스토’는 봉합사, 스테이플 등 기존 접합제보다 상처 부위가 오염될 위험이 작고 시술이 간편하며 제거 시술이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 수입한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99% 고순도로 정제하고 원천기술을 적용해 접착제에 유연성을 더했다.
엔게인은 이 접착제로 하지정맥류 치료기기 ‘이지 프레스토’를 개발 중이다. 혈관 내부에 접착제를 넣어 혈관을 막는 방식이다.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기기는 메드트로닉의 ‘베나실’뿐이다. 엔게인은 이지겔의 원리를 이용해 퇴행성 관절염 등 각종 통증 질환을 치료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억원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