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산업의 쌀' 탄소섬유 글로벌 생산라인 확대

입력 2019-08-19 17:24
수정 2019-08-19 17:24
위기 극복 나선 기업들


[ 황정수 기자 ]
조현준 효성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모든 활동의 모든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며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해왔다. 고객의 목소리를 넘어 ‘고객의 고객’ 목소리까지 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원화 약세,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투명한 국내외 경영 환경을 타개하는 최우선 방안으로도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이 존재하기 위해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이를 충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효성은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장기적 사업 동반자 관계 구축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흥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에너지와 신소재 등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효성은 고객과 단순 거래 관계를 넘어 장기적인 사업 동반자 관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동 아이템 개발과 함께 고객의 고객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효성티앤씨는 ‘패션디자인팀’을 통해 글로벌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1차 고객인 원단 업체를 뛰어넘고 ‘고객의 고객사’인 글로벌 의류업체를 공략하는 것이다. 캐주얼, 아웃도어 등 콘셉트에 따른 의류 디자인을 제안하고 실질적인 사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거점 지역별로 타깃 브랜드를 재선정하고 시장 특성에 따른 디자인 트렌드 제안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는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2013년부터는 전북 전주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해 가동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을 대체하는 신소재로, 철보다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가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효성의 탄소섬유 증설은 국내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연초 정부는 수소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소차 사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인도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지배력 확대에도 집중한다. 효성화학은 동남아 지역 폴리프로필렌(PP) 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PP 원료인 액화석유가스(LPG) 저장 탱크 및 PP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이 완공되면 PP 생산 능력은 연 120만t 수준으로 기존 60만t의 두 배로 늘어난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성장 동력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ESS는 일종의 ‘대형 배터리 시스템’으로 발전량이 가변적인 태양광·풍력 발전의 필수 설비로 꼽힌다. 효성의 ESS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다섯 배 이상 늘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