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스마트밴드 시장 샤오미 vs 삼성 격돌
삼성, 저가형 갤럭시핏e 제품 내놓고 맞불
올 하반기 삼성전자, 중국 샤오미 등 스마트밴드 제조업체들의 간판급 제품이 격돌한다. 국내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밴드 시장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처음으로 저가형 스마트밴드를 출시하는 삼성전자가 샤오미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오는 20일 국내에 '미 밴드4'를 정식 출시한다.
전작인 '미 밴드3'보다 39.9% 커진 0.9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완충시 20일 간 사용할 수 있는 최대 135㎃h 배터리, 심박수 모니터링 기능, 최대 50미터(m) 방수 기능 등도 적용됐다.
미 밴드4는 한국어도 지원한다. 미 밴드 시리즈가 출시 전 한국어를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해서다.
가격은 일반형과 NFC형이 각각 169위안(약 2만8000원), 229위안(약 3만9000원)으로 기존 가격 체계를 고려했을 때 국내에선 4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3년 전 '미 밴드2'를 한국에 출시한 뒤 지금까지 스마트밴드 시리즈를 100만대 판매했다. 결코 적지 않은 시장이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이사 마케팅 총괄매니저는 "한국의 미 밴드 팬들과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어로 현지화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샤오미는 미 밴드4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 웨어러블 제품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전략을 대폭 수정해 스마트밴드 시장에서 샤오미의 아성에 도전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갤럭시핏과 갤럭시핏e를 동시에 선보였다.
갤럭시핏은 걷기·달리기·자전거·로잉머신 등 6종, 갤럭시핏e는 걷기·달리기 등 3종을 사용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감지해 운동을 기록한다. 수면 상태와 수면 효율을 측정해주며, 24시간 심박 수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갤럭시핏은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호흡 가이드에 따라 심신의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며, 스마트폰으로 수신한 메시지에 대해 바로 짧은 답변도 가능하다.
지금까지와 다른 점은 삼성전자가 저가형 제품인 '갤럭시핏e'를 별도 출시했다는 점이다. 갤럭시핏은 출고가가 11만8800원인 반면 갤럭시핏e는 4만원대(4만9500원)로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스마트밴드 고가 정책을 펼쳐왔다. 2016년 미밴드2가 처음 나왔을 때 출고가가 20만원이 넘는 '기어핏2프로'로 맞불을 놓았다. 미밴드2를 8대 가량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
판매량이 적어 통신사 사은품으로 대부분 제품이 출고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간의 결과는 샤오미의 압승이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손목밴드형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2019년 1분기 세계 판매량을 기준으로 530만 대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 16.9%를 확보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200만 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6.5%로 5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밴드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해 고가 전략을 쓴 것"이라며 "반면 샤오미는 이른바 '샤오미 생태계' 구축 일환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많이 파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