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밀 가격 조작 안 했다" 다시 소송 나선 몬델레즈

입력 2019-08-16 13:59
수정 2019-08-16 14:08
2015년 CFTC 벌금 부과에 대한 법원 판결에 불복
"구체적 조작 사실 결여" 지적도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글로벌 제과업체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 Inc.)이 2015년 제기된 밀 가격 조작 혐의에 대해 재차 부정했다. 최근 미 연방법원이 4년 간의 법정 공방 끝에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벌금 부과가 적절하다는 판결을 내리자 즉시 CFT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몬델레즈와 글로벌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 등은 미국 규제기관인 CFTC 벌금이 타당하다는 연방 법원의 판결이 난지 몇 시간 만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두 회사는 각자 성명을 통해 “CFTC의 진술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법원으로부터 즉각적인 구제를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소송은 2010년 도드 프랭크 금융개혁법이 시행된 이후 규제당국이 파생금융상품을 규제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2015년 CFTC는 미국 최대 식품기업인 크래프트 푸즈가 2011년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을 조작한 혐의로 총 1600만달러(약 200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몬델레즈와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1년 시장 조작 사건 당시 한 회사였다가 이후 분리됐다. 몬델레즈는 2012년 분사해 오레오 쿠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등의 대표 브랜드를 내세운 제과 전문업체가 됐다. 크래프트는 2015년 케첩으로 유명한 알려진 하인즈와 합병하면서 크래프트 하인즈로 바뀌었다.

CFTC는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겨울 밀 선물시장 가격과 오하이오에 있는 크래프트 푸즈의 실물 밀 가격 사이에서 모호한 관계가 있었다”며 “이를 통해 크래프트 푸즈가 540억달러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히스 타베르트 CFTC 위원장은 “미국은 세계의 식량 창고이고 밀시장은 그것의 심장”이라며 “시장 조작은 농부들의 노고와 농작물의 공정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말했다. CFTC 소속 위원들도 만장일치로 벌금을 부과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몬델레즈-크래프트 사건은 구체적 조작 사실과 판결에 기반이 되는 법 조항이 결여돼 있다”며 향후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