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에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 검토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에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맞먹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해외 OTT 업체들에도 부담금을 물려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1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에 이른바 ‘유튜브세(稅)’와 관련한 해외 동향과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 과제를 맡겼다. 방송통신발전기금 법정 분담금 제도를 개편, 유튜브를 비롯해 글로벌 OTT 업체들을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사가 매년 납부하는 부담금으로 조성된다. 올해 기준 부담금 징수율은 방송광고 매출의 2~4% 정도다.
OTT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 움직임은 최근 방송 시장이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나왔다.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기도 했지만 법제화로 이어지진 못했다.
해외에서는 프랑스가 2017년 영상물 공유 및 게재 온라인 사이트 수익의 2%를 걷어 국립영상센터의 영상 창작 지원금으로 활용하도록 관련 세제를 개편했다. ‘유튜브세’ 논의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유튜브세 도입 추진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버는 돈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낸다는 지적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는 광고 등으로 매년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구글플레이에서 유통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수익까지 합치면 국내 수익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 구글이 국내에 납부한 세금은 2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구글은 이런 개별 국가의 과세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카란 바티아 구글 정책협력 담당 부사장은 최근 구글 공식 블로그에 “몇몇 미국 IT 기업에만 특화된 세금을 부과한다면 이는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가 간 통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