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수면템' 인기라는데…과다 의존땐 되레 건강 해칠수도

입력 2019-08-15 18:08
수정 2019-08-16 00:46
숙면등·아로마 오일 등 인기
기능성 베개 대부분 과대광고


[ 노유정 기자 ] 스트레스와 열대야 등으로 잠을 설치는 사람이 늘면서 숙면을 돕는 수면템(수면용품)이 인기다. 기능성 베개 등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침구와 취침 및 기상 시간에 맞춰 불이 서서히 꺼지고 켜지는 숙면등, 수면 유도 기능이 있다는 아로마 오일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에서는 수면 앱(응용프로그램) 외에 유튜브를 중심으로 대중화된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 ‘불면증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수면용품은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최근 8년 연속 증가세다. 2010년 28만7835명이던 환자 수는 지난해 56만2823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수면산업 규모가 2012년 5000억원에서 올해 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수면용품이 알려진 것만큼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대부분 기능성 베개는 사람 체형에 맞게 디자인돼 숙면을 돕는다고 광고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미 2015년 이를 과대광고라며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식약처는 기능성 베개에 대해 “의료기기가 아닌 것을 의료기기처럼 광고한 대표적 사례”라며 “공산품인 베개가 목디스크, 일자목, 불면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거짓·과대광고”라고 지적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자세가 다른데 천장을 바라보는 자세로 자면 무호흡증이 오는 환자 등은 기능성 베개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숙면등처럼 사람의 바이오리듬에 맞춘 제품은 도움이 되지만 ASMR과 수면 안대 등은 매번 사용하면 뇌가 이들을 수면 환경으로 인식해 수면용품 없이는 잠을 못 자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원장은 “수면장애는 뇌와 심장 등 신체 주요 장기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기도 해 2주 이상 잠을 설치면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