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이어진 동원그룹의 美 6·25 참전용사 보은행사
참치캔社 스타키스트 인수 계기
김 명예회장 주도…2010년 시작
피츠버그 행사에 100여명 참석
[ 김보라 기자 ]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을 인정해주고, 매년 이렇게 좋은 행사를 개최하는 동원그룹과 스타키스트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용사 오찬 행사에서 잭 로젠버그 참전용사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동원그룹의 6·25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감사 행사는 2010년 김재철 명예회장 주도로 시작됐다. 1935년생인 김 명예회장은 학창시절 6·25전쟁을 겪었다. 그는 “전후 참상을 딛고 대한민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참전용사들을 위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뜻에 따라 행사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이날 오찬 행사에는 펜실베이니아주 서부지역의 6·25전쟁 참전용사 80여 명과 그들의 가족, 팸 이오비노 주(州) 상원의원, 마이크 도일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오찬과 축사에 이어 참전용사를 위해 활동하는 사진가 마이클 사하이다의 작품 발표회가 곁들여졌다. 참전용사에게 전하는 ‘평화의 메달 수여식’도 열렸다.
6·25전쟁 참전용사 5만4000여 명 가운데 펜실베이니아 출신은 2400여 명으로 캘리포니아 출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동원그룹은 피츠버그에 있는 미국 1위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를 2008년 인수한 뒤 이 행사를 시작했다. 스타키스트는 2010년 자원봉사단을 조직해 피츠버그 시내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비 주변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등 참전용사를 기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용석 스타키스트 사장은 “참전용사들은 모두 영웅”이라며 “자유를 위해 헌신한 여러분께 이렇게나마 감사를 표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명예회장은 참전용사를 위한 민간 차원의 보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고, 참전국과의 우호 증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16년 국가보훈처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2013년에는 뉴질랜드 명예 총영사로서 뉴질랜드 참전용사를 위한 행사를 직접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유엔 참전용사들을 김 명예회장의 모교인 부경대로 초청해 오찬 행사를 열었다. 부경대 건물은 전쟁 직후부터 1957년까지 미국과 스웨덴 야전병원으로 사용된 곳이다. 또 미군이 전쟁 때 임시사령부 건물로 쓴 ‘워커하우스’도 있었다.
김 명예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6·25전쟁 때 야전병원이던 대학이 세계 65개국에서 유학 오는 글로벌 대학으로 발전했다”며 “참전용사들의 소중한 희생 덕분에 우리가 전쟁의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