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직지 알리던 히말라야 한국대원 추정 시신 2구 발견

입력 2019-08-10 12:06
박연수 원정대장 "시신 맞을 확률 높다"
히말라야 유일 한글명 '직지봉' 탄생 주역들




10년 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를 등반 중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故)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당시 42세)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10일 직지원정대 관계자는 이틀 전 네팔 등산협회 관계자로부터 실종된 대원들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신은 지난달 23일께 현지 주민이 얼음이 녹은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발견했다. 이곳은 두 대원이 실종된 장소다.

발견된 시신 등산복 브랜드가 두 대원이 실종될 당시 입었던 옷과 동일하고, 한국 관련 소지품도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원정대장인 박연수(55) 씨는 "이전에 두 대원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 시신은 처음"이라며 "정황상 맞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이 발견된 부근에서 실종된 사람은 민준영·박종성 대원 둘 뿐"이라며 "두 대원이 맞으면 현지에서 화장 절차까지 마치고 유구를 수습해 돌아오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신은 네팔 등산협회 등에 의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옮겨졌다. 두 대원의 유족과 직지원정대 관계자는 신원 확인을 위해 12일 네팔로 출국한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결성한 등반대다.

이들은 실종 1년여 전인 2008년 6월 히말라야 6235m급 무명봉에 올라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7월 27일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으로 정식 승인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