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모든 걸 잃었다"…필로폰 투약 인정

입력 2019-08-09 14:02
로버트 할리, 필로폰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
검찰, 로버트 할리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구형
로버트 할리 "반성하며 살겠다" 눈물




로버트 할리가 눈물을 흘리며 필로폰 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는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단독(이승원 판사) 심리로 진행된 필로폰 구매 및 투약 혐의 공판에 참석해 "국민들을 실망하게 했고, 어떻게 사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죽을 때까지 반성하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로버트 할리는 지난 3월 중순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필로폰 1g을 구매한 뒤 같은 날 외국인 지인 A씨(20)와 함께 투약하고 이후 4월 초에 홀로 한 차례 더 투약했다. 경찰은 로버트 할리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4월, 서울시 강서구 한 주차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로버트 할리의 집에서 마약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 등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로버트 할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로버트 할리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어렸을 때 모범적인 학생으로 살았고, 모범적인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다. 모범적인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는데 순간적인 잘못으로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 실망을 줬다"며 "아들이 아빠를 존경하는데 그마저 다 잃었다"고 호소했다.

로버트 할리의 법률대리인은 "초동수사때부터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외국인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금고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이사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우려된다"며 "해당 범행으로 인해 미국에서 비자취소결정을 받아 위독한 어머니를 만나지도 못하고, 임종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기는 하나 초범이고,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로버트 할리는 1986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해 하일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인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다양한 예능프로그램과 광고를 통해 재치 있는 입담은 물론, 유창한 사투리까지 선보여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로버트 할리는 이번 재판에 앞서 과거 두 차례나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체모 검사에 실패해 재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로버트 할리는 독실한 몰몬교 신자로 알려져 마약 투약에 더 충격을 안겼다. 몰몬교는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라고 불리는 기독교계 종파다. 술, 담배, 커피 등을 금지하며 결혼한 남녀 이외의 성관계를 금지하는 특징이 있다.

로버트 할리는 필로폰 투약 혐의가 드러나기 전까지 활발한 방송활동을 했지만,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모두 중단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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