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테마株' 3종목, 韓·日갈등 터진 뒤 19억株 거래됐다

입력 2019-08-08 18:03
수정 2019-08-09 02:15
3종목 시총 0.05%에 불과한데
전체 거래량의 12.1%에 달해
"성장 가능성 적어…폭탄돌리기"


[ 고윤상 기자 ]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떠오른 이른바 ‘애국테마주’들이 과도하게 끓어오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국테마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모나미, 신성통상, 쌍방울 등 세 개 종목은 한·일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7월 이후 이날까지 총 18억9921만6140주의 거래량을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량인 157억1126만4740주의 12.1%에 해당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에서 고작 0.05%가량을 차지하는 세 개 종목에 과도한 거래가 쏠린 것이다. 거래량의 96~98%는 개인이다.

6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9.85% 떨어지는 동안 모나미(179.38%), 신성통상(132.40%), 쌍방울(13.95%) 등은 일본 불매운동의 수혜주로 꼽히며 급상승했다. 단타성 거래가 쏟아지며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이날 모나미(-8.11%)와 쌍방울(-4.67%)은 급락세를 보였다. 신성통상은 15원(0.60%) 오른 2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에 대한 구체적 전망 없는 전형적 테마주 흐름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몇몇 종목은 현재 주가 수준이 펀더멘털(내재가치) 대비 지나치게 오른 만큼 누군가는 ‘폭탄돌리기’에 따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구업체인 모나미는 지난해 전년 대비 9.2% 감소한 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2016년 1402억원에서 2017년 1377억원, 지난해 1352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올 1분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56.4% 줄어든 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모나미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245.49배다.

신성통상은 자체 의류 브랜드인 ‘탑텐’이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신성통상의 PER은 47.6배 수준이다.

세 종목 모두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큰 폭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애국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은 없다”며 “테마주에 편승해 매매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