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피아니스트 김두민
다음달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독주회
[ 윤정현 기자 ] ‘영재’로 주목받았던 피아니스트 김두민(16·사진)이 워너클래식에서 데뷔 앨범을 내고 다음달 첫 독주회를 연다.
워너클래식은 김두민의 데뷔 리사이틀 앨범을 발매한다고 8일 발표했다. 한국에서만 발매되는 로컬 음반이 아니라 전 세계에 동시에 발매되는 인터내셔널 음반으로, 임동혁과 임현정, 지용에 이어 워너클래식에서 앨범을 내는 네 번째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됐다.
일곱 살에 처음 피아노를 친 김두민이 본격적으로 피아노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다. 그는 “여덟 살 때 들은 백건우 선생님의 연주를 듣고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열세 살이던 2016년 프랑스 최고 음악원 중 하나인 ‘에콜 노르말 드 무지크 드 파리(에콜 노르말)’에 입학했다. 당시 18세 이상 입학 가능하다는 학칙을 깨고 처음으로 전액 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에콜 노르말’은 1919년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설립한 음악원이다.
3년 전 한 방송사의 영재 발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널리 알려진 대로 김두민은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피아니스트는 악기 특성상 복잡한 악보를 봐야 하고 모든 건반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김두민은 “왼손을 보면서 치고 오른손은 감각으로 친다”며 “시야 확보가 안 돼서 실수하게 되면 눈을 감고 연습한다”고 말했다. 악보는 처음부터 외우는 습관을 들여 외우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한다.
워너클래식 관계자는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하거나 거장으로 꼽히는 아티스트의 추천을 받은 것도 아닌 김두민이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2017년 소문을 듣고 에콜 노르말을 찾은 워너클래식의 사장과 아티스트담당 부사장의 오디션을 본 뒤 바로 녹음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김두민은 “10대에 음반을 내는 일은 드물지만 나이대마다 연주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것을 고치려 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데뷔 앨범으로 멘델스존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고전 시대와 낭만 시대 중간에 걸쳐 있는 작곡가”라며 “멘델스존이 열네 살에 만든 ‘카프리치오, 작품5’처럼 특히 와닿는 곡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 5월 워너클래식이 2020년 발매 계획으로 진행 중인 ‘베토벤 작품 전곡 레코딩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데뷔 음반 발매를 기념해 다음달 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도 연다. 음반에 담은 멘델스존의 피아노 작품들과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 1번과 12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