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이전 받아 추가 연구개발
'ACF 본딩 장비' 상용화 성공
반도체 패키징 검사 장비도 양산
[ 임호범 기자 ]
KAIST 창업보육센터가 중소·벤처기업 창업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1994년 설립된 센터는 그동안 634개 기업에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13개 기업이 코스닥시장 등에 상장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입주기업 102개사의 총매출은 418억원, 고용인력은 701명이다. 한국경제신문은 KAIST 창업보육센터에서 육성하는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기업을 소개한다.
“3년간 2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초음파를 이용한 전자부품접합(ACF) 본딩 장비와 반도체 패키징 공정검사장비 양산화 작업을 마쳤습니다. 올해 말레이시아 일본 싱가포르 대만에 현지법인 또는 대리점 설립을 주력하고 있습니다.”
오상민 크레셈 대표(46)는 7일 “KAIST 창업보육센터에 2014년 입주해 제품 양산과정을 거쳐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19명의 직원과 함께 5년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 대표는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한 뒤 노키아에서 10년간 근무했다. 노키아에서 선행 제조기술담당 이사를 지내는 등 국내 부품소재 및 제조 공정 분야 전문가로도 활약 중이다.
크레셈은 2014년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공동기술지주회사인 미래과학기술지주의 1호 자회사로 출발했다. KAIST 대전 문지캠퍼스에 입주한 크레셈은 백경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로부터 이방성·전도성 필름(ACF) 초음파 접합 기술을 이전받아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을 상용화했다. ACF는 전자부품을 기계적·전기적으로 접합하는 기능을 한다. 오 대표는 “간단히 말해 납땜하던 공정을 필름으로 접합하는 공정으로 발전시킨 것”이라며 “초미세 접합이 가능해 제품 무게를 줄이고, 얇고 신뢰성 높은 접합을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패키지, 모바일 기기, 자동차 전장모듈 등을 생산하는 기업에 납품 중이다.
크레셈의 또 다른 주력품은 반도체 패키징 공정 검사 장비다.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장비는 육안으로 보기 힘든 반도체 불량을 자동으로 검사해 분류해 준다. 오 대표는 “생산공정을 줄이고 불량률을 낮춰 국내 반도체·자동차 회사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확대경이나 현미경을 사용해 불량제품을 검사하던 공정을 자동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셈은 5년 내 매출 300억원 달성과 코스닥 상장, 미국·유럽 현지법인 설립 등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오 대표는 “아시아 시장 공략에 주력해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