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新전략 산업
세계 첫 무선충전제품
시장감시기관으로 지정
의료기기·홈케어가전 등
제조업 르네상스 기여할 것
[ 오경묵 기자 ]
증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 체내에 제세동기(ICD)를 삽입한 환자는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배터리를 교환하기 위해 시술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하지만 무선전력전송(무선충전)기술이 발전하면 이런 불필요한 시술과 불편을 없앨 수 있다. 체외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산업이 경북의 미래산업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2016년부터 사물 무선충전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경북테크노파크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무선전력전송기술은 정보통신기술(ICT) 가전 로봇 드론 자동차를 망라한 산업, 의료분야 등 2차전지를 사용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사물인터넷(IoT)처럼 사물무선충전(WoT)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기범 경북테크노파크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장(사진)은 “사물무선충전(WoT, WCoT)은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처럼 모든 사물에 무선충전이 가능한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무선충전이 되는 와이파워(Wi-power) 세상으로 가는 기반 기술인 셈이다.
심장 제세동기 사례처럼 의료분야 의 무선충전기술은 엄청난 의료기술 진보를 가능하게 한다. 혈당센서를 몸에 심으면 일일이 혈액을 뽑아 혈당을 체크할 필요없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데이터가 의료진에게 전해져 환자 상태를 다양하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진공청소기 등 각종 가전기기의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정과 사무실의 모습도 바뀌고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 보조배터리를 유선으로 연결해 들고다니는 불편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 센터장은 “국내외 완성차업체는 이미 전기자동차의 무선충전기술 개발을 끝낸 곳이 많다”며 “자율주행 전기차, 드론과 무인기, 스마트공장의 부품 이송차와 IoT센서에 대한 무선충전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6년부터 내년 말까지 192억원을 투자해 구축하고 있는 경북 경산의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는 무선전력전송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구축된 인프라다. 대기업과 달리 장비와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기술과 글로벌 표준성능시험을 지원하고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성해 무선전력전송 융합기술을 확산하는 데 중추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 센터장은 “센터 설립을 포함한 무선전력전송 산업기술기반구축사업이 내년 완료되지만 벌써부터 기업들의 시험과 인증이 활발히 이뤄져 올해 인증수입만 1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WPC의 국제규격 및 인증시험기관으로 지정됐다. WPC는 2008년 설립된 단체로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필립스 등 국내외 640여 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한 무선전력전송 국제표준단체다. WPC의 표준에는 Qi표준(5~15W), 중전력표준(30~65W 전동공구 노트북), 무선주방기기표준(200~2200W)이 있다. 이 센터는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WPC의 시장감시기관으로 지정됐다.
세계 각국에서 유통되는 무선충전제품을 무작위로 수집해 인증시험을 하고 규격 미달로 판명되면 WPC가 Qi 인증을 박탈할 수 있다. 올해 3월에는 세계 최초로 PPDE(10W의 급속무선충전 지원방식)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돼 세계 최초 타이틀을 두 개나 확보했다.
이 센터장은 “2차전지산업이 경북의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무선전력전송기술이 더해지면 의료, 가전, IT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로봇,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이 앞서갈 수 있다”며 “2차전지산업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홈케어가전 등 경북의 제조업 르네상스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