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꽁지 성추행 가해자 영상 공개
"버스서 자려다 옆자리 남성이 가슴 만져"
"경찰에 신고하니 그제서야 성추행 사과"
"가해자, 선처 없이 마땅한 벌 받게 할 것"
유튜버 꽁지가 고속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한 뒤 가해자와 대면한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예비 범죄자들에게 강한 경고를, 히패자들에게는 위로를, 성범죄 사건 해결엔 충분한 선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튜버 꽁지는 지난 8월 3일 오전 11시 40분경 서울 고속터미널 역에서 동대구역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동영상을 통해 꽁지는 "저는 말 그대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가는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하려 했다. 출발할 때보니 모르는 남자가 창가쪽에 앉았다. 출발하고 한시간 반 지난후 졸음이 쏟아지던 중 오른쪽 가슴을 누군가 만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정신이 확 들었다. 모두 조용히 자면서 가는 버스였다. 정확히 파악하고 싶어 자다가 자연스럽게 깬척 일부러 욕을 하면서 깼다. 옆에서 화들짝 손과 몸을 치우는 것이 확실히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없이 졸고 있었을 때 어디까지 만지려 했을까. 한참 고민했고 괴롭고 수치스러워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티를 낼 수 없었다. 저는 이 사람을 확실히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유튜버 꽁지는 "이대로 잠꼬대를 한 것처럼 잠이 들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이 성추행범이 기회를 노릴 것 같기 때문이었다. 다시 만질거라는 사실이 괴롭지만 참았다. 눈을 감고 자는 척 기다렸다. 처음엔 버스가 코너를 돌 때 몸이 눌리는 상황을 연출하듯 팔뚝으로 지긋이 누르더니 가슴쪽으로 손이 안으로 들어오는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까지 만지는 것을 느끼자마자 손을 낚아채려고 몸을 틀었다. 제가 누를 수 있는 가장 강한 압력으로 팔뚝을 누르면서 가장 강한 눈을 하고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낮고 무서운 말투로 말했다. '자는 줄 알았어? 욕 할 때 알아서 멈췄어야지'. 남자는 '무슨 소리 하세요?'라고 했다. 이대로 발뺌하면 잡지 못한다는 생각에 강한 척 했다. 안자고 있었다 사과하라고 말했다. 강압적으로 조용히 말하니 당황하는 눈치였다"고 밝혔다.
꽁지는 "울거나 소리치면서 다 깨웠으면 이 남자가 억울하고 제가 예민한 여자로 몰릴지 모를 일이었다. 절대 밀리지 않으려 애썼다. 시끄러워지고 싶지 않으면 빨리 사과해. '아예 예 죄송' 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꽁지는 문자로 남편에게 연락했고, 꽁지의 남편은 문자를 끝낸 후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자리가 없어 뒤에 앉아있던 꽁지 지인은 녹음 어플을 켜고 꽁지에게 넘겨줬다. 그제서야 가해자는 제대로 사과하기 시작했다고.
꽁지는 "신고를 하려하자 남자는 '정식으로 사과할 테니 경찰만은 제발'이라며 사과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이었기 때문에 가장 무서웠다. 경찰에서 전화가 왔고, 가까운 휴게소를 물어 그곳에 버스가 정차했고 경찰을 만났다. 그제서야 지옥 같은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함께 있던 꽁지의 지인이 촬영하 영상에는 성추행 가해 남성이 '신고하지 말아달라'며 읍소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는 "지금 신고 하신건가요? 제가 진짜 미쳤습니다. 자는 줄 알고 만졌습니다. 제가 미쳤었나봐요. 원래 안 그러는데. 여자분에게 말도 못하는데,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살면서 나쁜 짓 한 적 없는데"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가해자와 꽁지를 분리해 조사했고, 꽁지는 경북 서부 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꽁지는 "제가 예쁘게 메이크업을 했건 노출이 심한 옷이건 아니던 상관 없었다. 피해자 행색이 범죄의 경중을 따지는 조건이 되어서 안된다. 아직도 여자는 혼자 버스에서 혼자 자면서 가지도 못합니까. 자는 여자는 몰래 몸을 만져도 되는 가요? 이 정신으로 행사장을 가서 아무일 없는 듯 웃으며 촬영할 수 없었고, 조사 받느라 촬영은 자동으로 캔슬됐다"고 일침했다.
이어 "(가해자는) 합의나 선처 없이 마땅한 벌을 받게 할 것이다. 진술 때도 동일하게 말하고 나왔다. 사건이 발생한 날부터 지금까지 분하고 수치스럽다. 성추행은 몸보다 마음이 심하게 다치는 일이라는 걸 또다시 알게됐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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