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시장도 '핀테크 돌풍'…'토스 카드' 발급 3개월 만에 100만장

입력 2019-08-06 19:46
재미있는 금융상품
주요 편의점서 5000원 이상
토스카드로 결제땐 10% 캐시백


[ 정지은 기자 ] 간편송금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출시한 첫 실물카드가 출시 3개월여 만에 100만 장 발급 기록을 세웠다. 결제금액의 평균 3.3%를 돌려주는 출시 이벤트로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해서다. 핀테크 업체들이 각종 혜택을 탑재한 체크카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토스 카드’는 지난달 25일 발급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출시 후 3개월여 만이다. 기존 카드사의 흥행 기준치인 월 20만 장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카드는 이용자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사이버머니인 ‘토스머니’로 충전해 사용하는 체크카드다. 충전 잔액이 없으면 결제가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체크카드보다 이용 절차가 한 단계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인기를 끈 요인으로는 과감한 마케팅 효과가 첫손에 꼽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33% 확률로 결제금액의 10%를 캐시백해주는 출시 이벤트를 지난달까지 했다. 하루 세 번 10만원씩 결제하면 확률적으로 한 번 정도 1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이달에는 주요 편의점에서 토스카드로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0% 캐시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루 결제 횟수나 캐시백 금액 제한은 없다. 대표적인 기본 혜택은 전국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출금할 때 전월 실적에 상관 없이 수수료가 면제된다는 점이다.

다른 핀테크 업체도 실물 카드에 저마다의 ‘무기’를 장착해 자체 선불금을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월 출시한 ‘카카오페이카드’는 1년 만에 100만 장 넘게 발급됐다. 주요 은행·증권사 계좌와 연결된 카카오페이머니를 활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연회비가 없는 ‘기본형’과 연회비 3만원을 내야 하는 ‘스카이패스카드’가 있다. 스카이패스카드는 결제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1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카카오페이의 무기는 이용 내역 확인 편의성이 꼽힌다. 모든 이용 내역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실시간으로 무료 전송해 주고, 월간 명세서도 카카오페이 청구서로 제공한다. 이 밖에 세븐일레븐 등에 많이 설치된 롯데 ATM에서 출금할 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손잡고 만든 핀테크 업체 ‘핀크’는 방송인 유병재 씨 얼굴을 담은 ‘유병재 카드’로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에는 스타 유기견 ‘인절미’의 사진을 넣은 ‘절미 카드’도 출시했다. 월 이용금액에 따라 0.3~1.0%를 핀크머니로 적립해 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들이 자체 체크카드 이용 고객을 모으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며 “단순 ‘결제 경유지’ 역할에서 벗어나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선불 충전금에 혜택을 주는 식으로 자체 결제사업을 키우는 것도, 은행이나 카드사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에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