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수혜株, 시총 한달 새 2兆 늘었다

입력 2019-08-04 18:20
수정 2019-08-05 02:21
21개 종목 주가 이전과 비교
남영비비안 313%·모나미 150%↑
"수혜 불분명한 급등주 투자 주의"


[ 이호기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불거진 지난 한 달간 수혜주로 부상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애국주’ 등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종목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수혜주로 꼽히는 주요 종목 21개의 시가총액은 2일 현재 7조297억원으로 일본 정부의 첫 발표 직전인 지난 6월 28일 종가 기준(5조2794억원)보다 33.1%(1조705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자류, 식자재 등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업종의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군소 종목까지 합칠 경우 시총 증가액이 2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종목은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소재 등 품목을 국산화할 수 있거나 최근 일제 불매운동으로 대체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이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속옷 제조업체인 남영비비안으로 지난달 19일 6800원에서 이달 2일 2만8100원으로 313.24% 수직 상승했다. 남영비비안은 유니클로 등 일본 패션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국내 속옷업체의 판매량이 늘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다 경영권 매각설까지 퍼져 지난달 23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제 주류·문구류 불매운동의 수혜가 예상되는 하이트진로홀딩스우(176.00%)와 모나미(150.10%) 등도 급등했으며 반도체 소재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램테크놀러지(129.40%), 솔브레인(47.94%) 등도 크게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혜주로 알려진 종목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 실적 개선 폭이 유의미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일본 수입 소재·부품 등 국산화는 실적에 반영되려면 최소 2~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급등한 종목은 차익 매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